효순-미선양 사망 1주년을 기념해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 인도에 세워진 ‘자주.평화 촛불기념비’가 11일 두 동강난 채 발견돼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누군가가 효순-미선이를 또 죽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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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새벽 2시20분경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여중생 촛불기념비의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와 자주를 나타내는 ‘촛불’ 상징물이 하단의 대리석 받침과 분리돼 두 동강 나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관할 담당 경찰관들이 일단 새벽 5시경 현장을 수습한 뒤, 현재 주변 탐문을 통해 촛불기념비를 고의로 훼손한 사람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중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해 여러 시민단체들과 시민들은 국민들의 염원이 담긴 촛불기념비가 훼손된 데 대해 안타까워하며 촛불기념비 보존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중생 범대위 김형삼 간사는 “정확한 훼손 경위를 알 수는 없으나 기념비에 밧줄을 걸고 쓰러뜨린 것으로 추정된다”며 “공유지에 기념비를 설치할 때부터 서울시청 및 구청으로부터 불법시설물 철거 독촉장을 받아왔으나 국민들 뜻으로 세워진 만큼 정부가 책임지고 보존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촛불시위에도 참가한 적이 있다는 은행원 정화진(40)씨는 촛불기념비 훼손은 “말도 안된다”며 “평화적으로 진행된 촛불시위와 여중생을 추모하기 위한 촛불기념비는 국민의 염원으로 세워진 만큼 정부가 나서서 보호해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범대위 관계자들은 이번 훼손사태가 극우세력에 의해 조직적으로 단행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내며 경찰의 엄중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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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3일 여중생 사망 1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자주.평화 촛불기념비’는 대리석 받침대 위에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와 자주를 의미하는 ‘촛불’ 모양의 상징물이 놓여져 있었다.
촛불기념비 정면에는 ‘효순.미선의 영혼으로 피어난 100만 자주.평화 촛불을 되새기며’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2003년 6월 13일 효순.미선 1주기와 광화문 촛불행진 200일째를 맞아 15만 준비위원회의 힘으로 기념비를 세운다’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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