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극력반대를 무릅쓰고 중국의 도움을 얻어 KT가 SK텔레콤에 이어 위성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중국의 도움 얻어 일본 반대 꺾어**
4일 정보통신부 관계자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 중인 세계전파통신회의(WRC)가 우리나라와 일본이 2.605에서 2.630GHz 주파수 대역(25MHz)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 확정적이어서, KT가 SK텔레콤에 이어 국내에서 위성DMB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주최한 이번 회의에서 우리나라와 KT는 2.6GHz 대역의 25MHz를 위성DMB 서비스를 위해 추가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일본이 반대해왔다. 우리나라가 2.3GHz 대역을 휴대인터넷용으로 사용하고 2.6GHz 대역을 위성DMB 서비스용으로 요청한 반면, 일본은 2.3GHz 대역을 위성DMB 서비스용으로 추가하자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KT의 주파수 확보는 대단히 놀랄 만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이 97년 사전에 위성DMB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를 확보한 반면, 우리나라는 주파수를 확보할 기회를 놓쳐 사실상 이번 회의에서 주파수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되었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 위성DMB 사업자인 MBCo에 대한 지분투자를 통해 일본이 보유한 주파수 대역을 공동으로 사용해 위성DMB 서비스를 하기로 결정한 SK텔레콤과 달리 KT는 이번에 주파수 확보를 못할 경우 향후 위성DMB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사실상 한-중-일 3개국의 문제라는 점을 내세워 지난 24일부터 3개국 협상을 통해 진행된 이번 주파수 할당은 2.3GHz 대역을 IMT2000용으로 사용할 예정인 중국이 우리나라를 지지한 것이 큰 힘이 되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KT가 요청한 25MHz의 주파수를 "3국이 공동으로 위성DMB 용으로 활용하자"고 한 우리나라의 제안도 효과적이었다는 평이다. 정통부 실무자에 따르면 “WRC는 여러 가지 안 가운데 최적의 안을 미리 선택해 표결에 붙이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4일(현지시간) 폐막할 때까지 주파수 확보가 거의 확실시된다”고 예측했다.
***정부의 주먹구구식 정책 반성 앞서야**
한편 이번 주파수 확보를 놓고 업계 관계자들은 다행이라면서도 “주파수 확보시기를 놓치거나 2002년 무리하게 KT를 끌어들이는 등 정부의 위성DMB 서비스는 처음부터 임기응변식으로 아슬아슬하게 끌어온 사업이었다”고 그동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관계자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정보통신 정책의 장기적인 로드맵의 필요성을 자각해야 할 것”이라며, 또한 “3개국이 25MHz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만큼 전파월경 문제의 해결 등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했다.
DMB 서비스는 이동중인 차량 등에서 소형 TV, 휴대폰, PDA 같은 단말기를 이용해 음성과 영상을 포함한 각종 디지털 정보를 수신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내년부터 무료인 지상파 DMB 서비스를 시작하며 SK텔레콤은 내년 5월 위성DMB 상용서비스를 개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위성 DMB 사업이 4조2천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예측해 기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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