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를 방치한 책임을 지고 소속 회계사가 자살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국내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이 이번에는 참여연대로부터 현대건설의 분식회계에 공모한 혐의로 공격을 받으면서 신인도가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DJ정부 말기의 타이거풀스 의혹 당시 타이거풀스 가치를 과잉평가했다는 의혹에 이은 또하나의 대형의혹 제기다.
***삼일회계 창립후 최대 위기**
참여연대는 3일 현대건설에 대한 부실감사 혐의로 삼일회계법인에 대한 특별감리를 요청했다. 삼일회계법인은 현대건설에 대해 17년 연속 회계감사를 실시해왔다.
참여연대 김상조 경제개혁센터 소장(한성대 교수)은 3일 오전 금감원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삼일회계법인의 1998~1999년 부실감사가 2000년 유동성 위기와 2조원대 특별손실 발생의 배경이 됐다"며 "삼일회계법인은 특히 1998회계연도 감사에서 기본적인 자료조사도 하지 않고 조서 파기 의혹마저 발견됐다"고 특별감리 요청배경을 설명했다.
김소장은 "현대건설의 감사조서 등을 분석한 결과 감사보고서에 기재해야 할 내용이 빠져있고 기본적으로 필요한 실사조차 하지 않은 사실이 발견됐다"면서 "98년과 99년 부실감사를 통해 숨겨진 현대건설 누적부실이 2000년 5월이후 현대건설 유동성 위기의 직접적 배경이 됐고 결국 2000년도에 2조4천억원의 특별손실로 연결돼 2조9천억원대의 대규모 적자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김소장은 "앞서 2001년 5월 금융감독원에 감리를 요청했으나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최근 삼일회계법인의 감사조서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외환위기와 구조조정을 거쳐 기업의 부실을 막는 규정은 어느 정도 정비가 됐지만, 감사를 실시하는 회계법인의 활동에 대한 감시와 규정정비는 미흡하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7가지 부실감사 의혹**
참여연대는 98년도 감사에 대해 기재누락과 채권평가 부실 등 7가지 부실감사 의혹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첫번째, 현장별 도급금액, 실행예산, 누적 공사원가 등 건설업 회계감사의 기본자료에 대해 조서를 갖고 있지 못하며 조서파기 흔적을 보이고 있다.
두번째, 감사보고서 주석 기재사항인 중요 공사도급 금액 등에 대한 기재를 누락하는 등 주석 기재가 부실하다.
세번째, 장기채권 중 부도거래처가 존재함에도 이에 대한 검토가 없으며,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의 대손추정율을 설정하는 등 채권평가가 부실하다.
네번째, 재고자산의 기말 가익이 7473억원에 달함에도 기말 재고 실사는 단 한건 1800만원만 실시하는 등 재고자산에 대한 실사가 부실하다.
다섯번째, 재고자산에 대한 평가관련 조사자료가 없고, 토지 미분양아파트 등의 상품계정 등에 대해서도 평가가 없었다.
여섯번째, 채권의 실재성 검토를 위한 모집단 확보 및 조회대상 선정에 합리성이 결여됐다.
일곱번째, 해외지점과 관련된 은행조회서의 경우 1백39개 해외거래은행의 조회서중 14개만이 감사절차상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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