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김진표, '전산마비 무대책' 시인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김진표, '전산마비 무대책' 시인

금감위 '말로만 대책', 책임소재 엄히 따져야

정부가 조흥은행 파업 발발전에 은행전산망 다운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고 호언해왔으나, 실제로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큰소리만 친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조흥은행 노조의 요구를 전면 수용한 '6.22 합의'는 정부의 탁상공론식 무대책이 초래한 필연적 백기항복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책임소재를 엄히 따져야 할 대목이다.

***김진표, "전산망 다운 대처능력 없었다" 시인**

조흥파업에 대해 정부가 백기항복을 한 게 아니냐는 비난여론이 일자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23일 오전 과천 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전후과정을 설명하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김부총리는 이 과정에 '전산 대체인력을 확보할 수 없었냐'는 질문에 대해 전산대책을 책임 맡아온 금융감독위원회를 지적하며 "금감위가 종합계획을 세우고 대비해 왔지만 실제로 파업이 일어나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정상적 금융전산망 관리가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해 사실상 정부가 전산망 다운에 대처할 능력이 없었음을 시인했다.

김부총리는 이어 "각 은행이 보안을 지키기 위해 하드웨어가 같아도 소프트웨어를 달리 구성하고 있어 조흥은행의 전산전문가가 아니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었고 대체인력을 확보해도 조흥측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1주일간 숙지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재차 대처능력 부재를 시인했다.

김부총리는 마지막으로 "조흥은행 노조가 전산망 다운을 위협했을 때 '전산망이 다운된 은행은 은행이 아니므로 즉각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정리하는 절차를 밟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전달했다"고 면피성 주장을 펴면서도 추후로는 "전산망 다운에 대비해 앞으로 어떤 대책이 가능하지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의 전산망 다운 협박에 백기항복**

이같은 김진표 부총리 해명은 조흥은행 노조가 파업 돌입 일주일전인 지난 11일 "파업돌입시 은행전산망을 다운시키겠다"고 일찌감치 공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대책'으로 일관해왔음을 보여주는 발언으로 주목된다.

노조의 은행전산망 다운 발언 당시 전산망 담당 주무부처인 금감위 산하 금감원은 "만반의 비상 대책을 수립해놨다"고 장담했었다. 금감원은 당시 전직 조흥은행 직원 및 비노조원들로 충분한 대체인력을 확보해 놓았으며, 조흥은행과 같은 전산시스템을 쓰고 있는 신한은행, 농협 등으로부터 대체인력도 확보해 놓은 상태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김진표 부총리가 시인했듯, 같은 전산시스템을 사용하더라도 소프트웨어가 다르고 동시에 암호체제를 알아야 한다는 전산의 ABC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던 까닭에 실제로 파업이 발생하자 당황해 어찌할 줄을 몰라했고 그 결과 금주 들어 전산망이 다운되면서 대규모 금융대란이 발발할 것을 우려해 노조의 요구를 전폭 수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특히 이같은 추정은 조흥은행측이 지난 20일 저녁 주말인 21~22일 양일간 전산망을 다운시킬 수밖에 없다고 밝히자, 노조가 그날 밤 전산인력을 재파견한 뒤에야 전산망 다운 사태를 막을 수 있었던 점에서도 확인가능하다. 조흥은행 노조는 전산인력을 파견한 다음날인 21일 공권력 투입시 "월요일부터 전산망을 다운시킬 수 있다"고 호언했었다.

요컨대 이번 조흥 파업 과정에 정부는 사실상 무대책으로 일관했고, 그결과 전산망이 다운될 위기에 봉착하자 노조의 요구를 전폭수용한 게 아니냐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한마디로 말해 '무대책이 대책'이었던 셈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