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중인 오카다 외상은 이날 오전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카다 외상은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을 맞은 올해가 한일관계의 의미 있는 전환점이라고 강조하며 "과거 역사를 외면하지 말고, 앞을 내다보고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가 과거 일본이 벌인 태평양 전쟁과 침략, 식민 지배 행위에 대해 "일본의 침략을 받은 아시아 국가와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후회한다"고 밝힌 것을 말한다.
오카다 외상은 민주당 간사장을 맡고 있던 지난해 총선 전에도 주일 한국 특파원들에게 "(민주당이 승리해 집권할 경우) 무라야마 담화에 담긴 정신대로 미래지향적으로 21세기의 한일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 역시 그동안 '과거 부(負)의 역사로부터 눈을 돌리지 않겠다'는 등의 발언으로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 왔다.
이날 오카다 외상은 "한국인에게 있어서 나라를 빼앗기고 민족의 자긍심에 상처를 입은 일이 있었다"면서 "그런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피해자들의 마음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그는 북한이 6자회담 복귀의 조건으로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 비핵화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명환 장관과 오카다 외상은 양국이 북한에 대해 유엔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투 트랙 어프로치'를 유지하고 긴밀히 연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재일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의 지방선거 참정권을 부여하는 법안에 대해, 오카다 외상은 "검토 중"이라고 대답했다. 현재 의회에 관련 법안 제출을 앞두고 정부와 여당 내에서 의견을 모으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을 고려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악수하는 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무상 ⓒ뉴시스 |
이날 한일 양국의 과거와 관련한 오카다 외상의 발언에 대해 김영선 외교부 대변인은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기본적으로 과거를 직시하는 가운데 미래지향적인 우호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인식에 대해서는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오카다 (외무)대신의 인식이 구체적인 행동, 예를 들면 양국 간에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거사 등 현안의 해결에 진전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양자 관계만이 아니라 국제무대에서도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자는 점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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