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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길은 미소짓는 신자유주의인가"

[신간] 바리아시옹편집위의 <보이지 않는 제3의 길>

IMF 경제통치하에 앵글로색슨주의가 쇄도하면서 '제3의 길'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그 가운데 IMF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기도 했고 분단 하에서의 고질적인 좌우 이념 대립의 극복을 위한 대안으로 제3의 길이 '생산적 복지'라는 개념으로 소개되었다. 2001년에는 <제3의 길>의 저자인 앤서니 기든스가 직접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도 하였다.

유럽에서도 90년대 말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국가에서 중도 좌파 정부가 집권하면서 제3의 길을 주요 노선으로 표방하였다. 21세기에는 중도좌파가 주도할 것이라는 자신감에서 '세계진보클럽'을 만들어 회의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 제3의 길은 중도좌파그룹의 구성원 가운데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공화당에 정권을 넘기게 되고 프랑스에서는 우익이 정권을 잡게 됨으로써 흔들리게 되었다. 아울러 '제3의 길'은 진정한 사회민주주의가 아니라 '미소 짓는 신자유주의'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제3의 길은 미소 짓는 얼굴을 한 신자유주의**

프랑스 지식인들이 중심이 되어 유럽과 미국 지성인들이 필진으로 참여하는 국제시사학술지 바리아시옹(변화, Variations) 시리즈 제 1권 <보이지 않는 제3의 길: 사회-자유주의냐, 미소진 신자유주의냐>(사회와 연대 펴냄)가 완역 출판되었다. 국제사회의 정치석학인 쟝 마리 뱅상 교수가 편집위원장인 바리아시옹 시리즈는 1년에 2번씩 출판되는데 정치, 사회, 경제, 문화를 총괄하는 독특한 국제시사 논문집이다. 시리즈2권 <자본주의의 새로운 신자유주의 신화>는 올 가을에 출간 예정이다.

총 11개의 논문 모음집인 이 책은 21세기 초 최대의 정치의제가 된 영국 신노동당정부 토니 블레어 총리가 실험한 '제3의 길'을 종합적으로 다루었다. 각 장에서는 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의 사회민주주의 정권에서 이루어지는 실제 정책과 비교하여 분석해 놓았다.

각 장을 저술한 대표적인 바리아시옹 편집위원들로는 질베르 아시카르 파리 제8대학 정치학 교수, 존 메이슨 윌리엄 패터슨 대학 정치학 교수, 필리프 마를리에르 런던 칼리지 대학교 정치학 교수, 케이드 딕슨 뤼미에르 리옹2대학 영국문명과 교수, 데틀레프 헨셰 독일 도서출판매체 노조 IG 메디엔 전 전국서기, 콘스탄조 르레베 이탈리아 볼타중등학교 철학교수, 드니 베르제 파리 제8대학 정치학과 전 교수 등이다.

이 논문집의 전반에는 현재 유럽에서 표방하고 있는 '제3의 길'에 대한 불신이 드러나 있는데 현재의 제3의 길은 세계화된 자본주의체제를 반대하는 대안이 아니라 "세계화된 자본주의의 온건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대안세력"이라는 것이다. 또한 블레어리즘은 인간의 얼굴을 한 대처리즘일 뿐이라며 각국의 구호화된 중도모델은 "모두 예외없이 근본적으로 똑 같은 신자유주의 처방을 응용한 제3의 길"이고 "제3의 길은 미소 짓는 얼굴을 한 신자유주의에 불과하다고 단언해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즉 "한 조직적인 영국 대학인에 의해 이론화된 '제3의 길'은 막연한 이론적 지원으로 영국노동당의 파괴에 대한 블레어의 행동을 설명하려는 상징적 시도 외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각국의 실제 정책을 고찰하면서도 프랑스의 "조스팽 정부가 선임 우익정부들보다 더 많은 민영화계획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달리 표현할 것인가?"라고 주장하면서 주당 35시간 노동의 신축성으로 인한 실업자 수 감소는 "당연히 임시 및 저임금 고용의 증가를 가져왔다."고 이는 트로이의 목마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영국에서는 1989년 노동당의 '도전에 맞서서 변화를 이룩한다'는 제목의 정치 강령에서 "시장의 공식 수용, 생산재의 사회화 또는 국영화에 대한 강령 언급 포기, 통화안정에 기반을 둔 반인플레 정책을 위한 케인스주의의 거시경제의 정책과 목표 거부 등을 확고히 했다"면서 "이러한 것들을 요약하기 위해서는 노동당의 대처화가 중요하다"라는 블레어의 일기를 소개하고 있다. 실지로 블레어 정부의 관행과 대처정부의 정책 사이에는 강한 연속성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한편 미국의 좌파들은 "오늘날 형제살해 투쟁에 몰두하고 있는 중이다"라면서 분열되고 있는 좌파진영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공화당의 부시가 집권할 수 있게 된 것은 노조권력의 분명한 쇠퇴와 지방 대중 협회의 기능감퇴로 인해 "민주당이 점점 더 몇몇 부유한 '투자자들'과 선거운동 참모요원들에게 돈을 지불하는 민간 이익집단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찾고 있다.

이 책은 독일의 슈뢰더 정권에 대해 1998년 '적색과 녹색'의 제휴로 탄생하게 되었지만 99년 오스카르 라퐁탠의 재무장관직 사임이후 긴축예산 계획, 세제개혁, 퇴직연금 개혁, 고용정책 등에서 효과적인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콜이 닦아 놓은 길을 다시 가려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후 주장하는 '새로운 중도(die neue Mitte)'에선 "실업자, 사회복지지원 수당 수령자, 임시 노동계약으로 생활하는 여성들이나 독신모 또는 은퇴자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한다.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전 총리는 '시장좌파'**

사회민주주의를 거칠게 표현한다면 "협의의 정의에 의하면 (사회-민주)당과 (사회-민주)노조 사이의 엄격한 구별에 바탕을 두고 있는 임금 및 소속노동 대중정당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각국에서 제3의 길이라는 표어 아래 전반적인 우경화가 이루어지면서 두드러진 특징은 선거에서 두드러진다. 기권율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경화에 실망한 이념상 왼쪽에 자리한 투표권자들이 투표를 포기함으로써 정치적 의사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이 책은 주장한다.

결국 '제3의 길'이란 개념은 "아무런 진지한 인식론적 및 역사적 법규도 없고 또 보다 과학적인 것도 아니다"라고 이 책은 말하면서 프랑스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에 대해서 좌파에 속해있긴 하지만 '시장좌파(市場左派)'라며 조롱한다.

하지만 리오넬 조스팽이 자신의 신념을 밝힌 부분은 두고두고 곱씹어 볼 만하다.

"우리는 시장경제를 지지한다. (그러나) 사회의 시장화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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