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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화물기사라 하면 장가도 못갑니다"

<현장의 소리> 20년간 화물차 등 운전한 독자의 편지

본인은 약 20년 동안 일명 '노란 넘버차'를 (전에는 흰색 넘버였음) 운전했던 사람입니다. 차종은 봉고차부터 화물차, 관광버스까지 청주에서 해봤지요.

영업용 화물차는 4.5톤 이하의 개별화물과, 4.5톤 이상의 회사화물로 나누어 집니다.

***개별화물의 현실, "일주일에 한번 집에 들어가기 힘듭니다"**

먼저 4.5톤이하 개별화물 및 용달의 영업형태는 두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첫째는 물류회사에 소속되어 월대로 운행을 하는데, 물론 운행실적에 따라 돈을 받습니다. 장점은 고정짐은 확보되지만 운임이 조금 쌉니다. 그리고 물류회사가 우선이기에 장거리 나가더라도, 물류회사가 바쁘면 빈차로 올라와야 합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장거리를 피하는데, 어쩔 수 없는 운송이라면 기사들끼리 교대로 내려갑니다.

수수료는 물류 알선 회사에서 보통 10%를 뗀다고 하는데, 어디에 얼마 하는 식으로 운임을 책정하기에 정확한 건
화주와 화물알선 물류회사만 압니다.

두번째는 소위 '떴다방'이라 하는 떠돌이 운송업자입니다. 일정한 물류회사를 안끼고 각 지역마다 있는 지방화물 알송업자들을 찾아 다니는 화물차주들인데, 실제 이런 데는 운임이 바닦차 운임으로 나오지 안고 지방차 운임으로 나오기에 무척 쌉니다.

예를 들어 청주에서 5톤차가 대구를 내려갈려면 최소 14만원에 내려갑니다(기름값 왕복 5천5백원, 도로비 왕복1만4천원, 식대 1만원 대충 계산이 나오죠). 얼마가 순수입인지 계산이 나오죠.

하지만 지방차는 10만원에도 내려갑니다. 이유는 빈차로 내려가느니 기름값이라도 한다고 말입니다 용달차 대구에서 서울까지 5만원에도 올라가는 사람을 봤습니다. 대구 6000번화물에 전화 걸어보면 압니다. 이런 떴다방은 힘만 들고 워낙 헐값에 운행하니 남는 것도 없어, 오래 못하고 결국엔 그만두는 겁니다.

전에는 덜했는데 등록제가 되고 떴다방이 많았졌습니다. 이유는 등록제라 노란 넘버를 달았는데, 기존의 차량이 있기에 물류회사 뚫고 들어가기 힘들어서죠.

이런 분들은 일주일에 한번 집에 들어가거나, 또는 한달에 한번 들어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수입은요 처음에 말했듯이 5톤차가 대구 내려가면, 기름값과 경비 빼면 6만원정도 남습니다. 올라올 때 요행으로 짐을 차면 10만원 받는데, 이게 하루 일이 아니고 이틀 일입니다. 하루에는 죽었다 깨어나도 청주에서 대구 두탕 못합니다.

그럼 얼마 남을까요?

약 20일 일합니다. 거기에 보험료 세금 수리비 차량할부금 빼면, 그래서 운수업을 앞으로 남고 뒤로 떨어 먹는다고 하는 겁니다. 이는 차량 감가상각비는 계산도 안한 겁니다.

***지입 화물차의 현실, "지금 화물기사라 하면 장가가기도 힘듭니다"**

지금 문제가 되는 5톤이상 되는 회사차는 자기돈을 주고 샀지만 자기차가 아닌 회사차입니다. 운수회사 넘버를 사서 지입료를 주고 운행하는 겁니다.

제가 7년전에 한신고속 8톤차를 샀을 때 한달에 지입료 13만원에 이것저것 해서 18만5천원을 낸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걸 운수회사들 넘버장사라 합니다. 운수회사는 이걸 관리비라 하는데, 기사 입장에서는 전혀 관리받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지입료 몇십만원 아무것 아닌 것 같아도 지금과 같은 열악한 운송상황에서는 이것도 큰 부담이라 못내는 사람이 무척 많고 대부분은 몇달치씩 못내고 있을 겁니다.

직업의 특성상 야간운전도 많고 위험한 직업이라 결코 좋은 직업이란 할 수 없지만 (지금 화물기사라 하면 장가가기도 힘듭니다), 대분분은 배운 게 운전이라 어쩔 수 없이 하는 사람이 대분분일 겁니다. 직업에 대한 자긍심 하나 없습니다.

***현장에서 느낀 해결책**

제가 현장에서 느낀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첫번째, 차가 물동량에 비해 많으면 당연히 운임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는 어떤 방법도 없습니다. 그러기에 영업용화물 운전조건을 강화하여 적정량의 화물차와 또한 운전자의 질을 높혀 안전운전을 도모하여야 합니다. 이러면 화물차 보험료도 조금은 내려갈 겁니다.

그리고 지입제는 반드시 철폐해야 합니다. 대신 의무적으로 화물적재보험을 들게 하여 사고시에도 화주가 충분히 보상받게 하는 겁니다. 어차피 사고 나면 화주는 운수회사에, 운수회사는 지입차주에 부담시키니, 결국은 지금도 운전자가 배상하는 겁니다.

대형차도 등록제를 하면 많이 늘어날 거라 생각하겠지만, 자격을 강화하고 하면 차의 특성상 그렇게 많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며 결국엔 정상으로 될 겁니다.

두번째는, 화물알선소를 통합하는 겁니다. 지금 너무나 많이 생겨 알선소간의 경쟁이 심해 운임 다운(낮추기) 경쟁을 하는데 결국은 화물차주들이 그 손해를 다 감수하고 있는 겁니다.

6만원 받던 거 5만원 받아도 수수료는 5천원이니, 알선소는 손해날 것 없지요. 대구 같은 경우는 알선소끼리 화물을 돌려 6만원짜리를 한놈이 5천원 떼어먹고 다른 곳으로 돌려 또한놈이 5천원 떼어먹는 참으로 개판인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그러기에 난립한 알선소를 통합해야 합니다.

이런일을 하지 않으면 화물차 백날 염불 외워봐야 공염불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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