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15일(현지시간) 이라크 북부도시 모술에서 새로운 친미 주지사의 발언에 항의하는 군중에 발포, 최소한 10명이 숨지고 1백명 이상이 다치는 참극이 발생했다.
카타르 위성방송 알 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목격자들은 새 주지사인 마산 알-주부리가 미국을 찬양하는 연설을 할 때 이에 항의하는 군중의 반발이 거세지자 미군이 총격을 가했다.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주부리 주지사가 “미국에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군중들이 “유일한 민주주의는 미군을 (이라크에서) 떠나게 하는 것”이라고 항의했고, 이에 대해 주부리 주지사는 “당신들은 사담 페다인과 한통속"이라고 반박하는 등 설전이 벌어졌다.
군중은 그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으며 그가 연설을 계속하자 분노한 군중들이 주지사에게 물건들을 집어던졌으며 그의 차를 전복시켜 차가 폭발했다.
주부리 시장은 사태가 심각해지자 20명의 미군의 호위를 받으며 시 청사로 피신했다. 시 청사 위로 올라간 미군들은 군중이 모여있던 인근 건물을 향해 처음 총격을 가했으며, 이에 사람들이 돌을 던지기 시작하자 미군이 군중에게까지 발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 자지라에 따르면, 모술 병원의 의사 아야도 알-라마다니는 시 중앙 광장에 있는 정부 청사 인근에서 총격이 가해진 뒤 “약 1백명 정도가 부상했고 10명 내지 12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군측은 공격에 대한 정당방위였을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프랑스의 AFP통신에 따르면 미군 대변인은 “약 75m 떨어진 반대편 건물로부터 적어도 2명이 사격을 가해와 이에 응사했으며 군중을 향해 발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격을 가했다는 용의자들이 죽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했다.
한편 이 사건으로 부상당한 많은 사람들은 “군중에 둘러싸인 주지사가 미군에게 발포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알 자지라는 “모술의 시립병원에는 사상자들의 친척들로 붐볐고 반미 감정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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