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지지도가 개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미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이번 전쟁이 앞으로 4개월에서 1년이상 계속될 것으로 생각하는 등 미-영의 국민들의 전쟁에 대한 비관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인, 이라크전후 최초로 전쟁지지율 하락**
31일(현지시간)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지가 1천4명을 대상으로 30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54%가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7일 59%였던 지지도와 비교하면 사흘만에 5%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또한 이라크전에 대한 낙관론도 크게 줄어들었다. 27일 조사에서 37%가 이번 전쟁이 한달내에 끝날 것으로 봤으나 현재는 56%가 이라크군을 제압하는데 몇 개월이 걸릴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영군의 전쟁 수행과정도 ‘상당히 지지부진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30%에 달해 지난 23일 10%에 불과했던 것과 대조된다.
응답자들은 특히 "이라크 남부 도시 바스라가 신속히 점령되고 미-영군 진입시 민중봉기가 촉발돼 이라크군의 저항은 곧 무력화될 것"이라는 미.영 정부의 주장을 가장 부정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상황은 개전 12일째를 됐음에도 이라크 바스라가 여전히 이라크군 수중에 있고 이라크군의 저항이 예상보다 훨씬 강한 반면, 사담 후세인 대통령에 대한 민중봉기 징후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인 46%가 "이라크전 4개월에서 1년이상 걸릴 것"**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이라크 전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0일(현지시간) 발표된 타임-CNN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27일 1천14명에 대한 전화설문 결과 55%가 미 정부가 이라크 전쟁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라크 전쟁이 4개월에서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보는 응답자는 무려 46%로 늘어난 반면, 1~3개월은 32%, 2~4주라는 응답자는 13%에 불과했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미군의 전사자가 5백명이 넘을 경우 세명 중 한 명은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답한 점이다. 응답자들은 5백명의 전사자가 나올 경우 59%가 전쟁을 지지하지만 전사자가 1천명에 달하면 47%로 지지도가 줄어들고 전쟁에 대한 반대는 41%로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사자가 5천명이 되면 34%로 다시 지지도가 줄어들고 50%가 전쟁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베트남 전쟁 때 미군 전사자가 5만명이 넘었다는 역사적 경험에 따라 미군 전사자 규모가 미국민들의 전쟁 지지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시민들의 피해에도 민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라크 시민들의 사망자가 5천명에 달하면 미국민들 상당수가 전쟁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답했으며, 이 경우 전쟁 반대는 47%로 올라가 지지율 40%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라크 시민 사망자가 1천명만 나오더라도 미 국민 50%만 전쟁을 지지하고 39%는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미국민들은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고 있는 반면, 이라크군이 화학무기를 갖고 있다 할지라도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응답자가 51%였다.
그러나 42%는 핵무기 사용을 지지했다. 미국민들 가운데 상당수가 핵무기 사용을 가볍게 생각하는 '도덕적 불감증'에 걸려있음을 보여주는 섬뜻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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