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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게 뺨 맞고 웬 엉뚱한 화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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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게 뺨 맞고 웬 엉뚱한 화풀이"

러시아 무기 수출의혹 놓고 부시와 푸틴 한판 설전

이라크전에서 미군 사상자가 속출하는 등 고전하자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 그 탓을 러시아에게 돌리고 이에 발끈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즉각적인 이라크전 중단을 요구하는 등,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급속히 싸늘해지고 있다.

갈등의 발단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WP는 이날 러시아의 무기제조기업이 이라크에 대전차 미사일 등을 수출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WP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22일 러시아 기업 3개사가 유엔 제재하에 있는 이라크에 대전차 미사일외에 정밀유도폭탄 등에 전자방해를 일으키는 장치와 야간전투용 망원경 등을 수출하고 있다고 러시아 정부에 항의했다.

그러나 이같은 보도가 있자 러시아 타스통신은 "대전차 미사일 수출 의혹을 사고 있는 모스크바 남부의 기기제작설계뷰로(KPB)사가 24일 지난 10년이상 이라크 등 유엔 제재하에 있는 나라들에게 무기를 수출한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의 간판급 언론들 사이에 한차례 설전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부시 미대통령은 24일 푸틴 러시아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러시아기업의 대이라크 무기판매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진상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도리어 발끈하며, 미군과 영국군의 이라크 공격으로 쌍방간에 인적 피해가 확대되고 있는 점에 유감을 표명하며 군사행동을 조기에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라크에게 뺨 맞고서 어디 와서 분풀이하려느냐는 식의 냉소적 반응이었다.

이라크전 강행을 놓고 가뜩이나 신경이 날카로와졌던 미-러 관계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회복되기 쉽지않을 정도로 감정의 골이 깊게 패어가는 양상이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사건을 이라크전을 계기로 미국의 외교적 고립이 얼마나 확산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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