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가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과 영국, 그리고 이라크전을 막지 못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특유의 독설로 통렬히 비판하고 나섰다.
마하티르 총리는 24일 하원 본회의에서 이라크전과 관련, "미국과 영국은 강한 나라는 공격하지 않는 비겁자들로, 세계 제패를 목적으로 제국주의적 행동을 하고 있다"며 "미국과 영국은 '힘이 정의'라는 구석기시대로 세계를 되돌려 놓았다"고 질타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에 대해 이같이 직격탄을 날린 뒤 의회에 미국과 영국을 규탄하는 동의안을 제출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전을 막지 못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겨냥, "중립적 입장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며 "코피 아난 총장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코피 아난 총장은 미-영군 주도의 이라크전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또 이라크가 미군 포로들의 영상을 TV에 공개하면서 일고 있는 제네바 조약 위반 논란과 관련, "국제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전쟁을 시작한 나라가 누구인데 지금 와서 국제법 운운하고 있냐"고 미국을 힐난했다.
그는 또 "이라크전에서 투항하는 이라그 병사 모습을 먼저 TV로 내보낸 나라는 미국"이라며 "이라크가 미군 포로 영상을 공개한 게 왜 나쁘냐. 이라크에게는 미국과 동등한 권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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