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의 위성TV방송인 알 자지라 방송은 중동 문제에 관한 한 이제 미국의 CNN방송과 수위를 다투는 세계적 언론매체다. 지난해 아프간전에 이어 이번 이라크전에서도 알 자지라는 맹위를 떨쳤다. 특히 CNN방송이 21일 바그다드에서 추방되면서 알 자지라는 바그다드 현지 소식을 전하는 유일한 매체로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돈으론 우리를 못 이길 것. 그들은 자유를 두려워하기 때문"**
'섬'이란 뜻의 알 자지라가 첫 방송을 한 것은 지난 1996년 11월의 일. 민영방송으로 출범한 알 자지라는 그후 아랍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방송매체로 급성장했다. 특히 피압박 대중의 청취율이 높아, 웨스트 뱅크와 가자 지구의 팔레스틴 인구의 거의 40%가 이 채널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암만, 테헤란, 카이로, 바그다드, 파리,런던, 워싱턴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매일 24시간 방송하면서 매시간 뉴스를 보도하고 있고, 인터넷 사이트(aljazeera.net)로 뉴스를 접할 수도 있다. 약점은 이슬람어로만 방영된다는 것이나 올해부터 영어방송을 한다는 목표아래 준비중이다.
알 자지라가 이렇게 급성장한 것은 아프간전때 빈 라덴의 육성 테이프 방송등 세계적 특종을 끊임없이 쏟아내기 때문이기도 하나, 실제 근원은 '자유 정신' 때문이다. 알 자지라가 아랍 사회에서 가공스런 영향력을 확대해가자, 아랍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재원을 확보한 아부 다비가 알 자지라를 겨냥해 새로운 위성방송을 시작하며 천문학적 돈을 쏟아부었으나 알 자지라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알 자지라 관계자는 이를 보고 "아부 다비는 결코 우리가 제공하는 것을 제공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유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알 자지라는 매주 정반대의 논지를 가진 아랍 지식인을 초청하여 맹렬한 정치토론을 생중계하고 있다. 알 자지라는 이슬람 아래의 여성의 권리로부터 이스라엘과의 평화에 대한 찬반 논쟁까지 이제까지 금기시돼온 주제를 망라하고 있다. 또한 하마스의 정신적 지도자 쉐이크 아흐마드 야신 같은 인물들과도 인터뷰를 한다. 그러다 보니 이집트 대통령 무바라크가 카타르 도하를 방문했을 때 알 자지라 방송국을 홀로 방문할 정도로 알 자지라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평소에 사담 후세인 통렬히 비판**
알 자지라는 이번 이라크전에서 반미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번 전쟁을 석유자원을 노린 침략전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 편을 드는 것은 아니다.
한 예로 알 자지라는 사담 후세인의 63 회 생일 중계로 후세인을 괴롭혔다. 호화찬란한 생일 축제와 이라크의 비참한 현 상황을 동시에 보도함으로써 한 마디로 이 잔치는'가장무도회'를 연상시킨다고 혹평한 것이다. 당시 이라크 공보부는 "알 자지라의 태도는 미국의 기존 입장과 다를 게 없다"고 비난하며 추방 압박을 가했다. 알 자지라는 그러나 "분명히 사담에게는 그런 부분이 있고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되받아쳤다.
알 자지라는 21일 CNN방송이 바그다드에서 추방되면서 바그다드 현지의 소식을 전하는 유일한 매체로, 전투가 가열될 수록 더욱 그 위력을 발휘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알 자지라가 전하는 한 편의 '평화 메시지'**
알 자지라는 지금 '중동의 양심'을 대변하고 있다. 알 자지라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서방 언론매체에서 볼 수 없는 생생한 사진과 뉴스가 있다. 이번 전쟁으로 얼마나 무고한 시민들이 고통받고 다치고 죽어가는가를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한 편의 짤막한 동영상이 있다. 알 자지라가 이번 전쟁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웅변적으로 말해주는 동영상이다. 프레시안 독자들에게 이 동영상을 소개하며, 이번 전쟁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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