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가 즉각 투자포트폴리오 종목에서 SK를 배제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국투자가들은 그러면서도 재벌개혁이 한국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는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 투자비중이 높은 UBS워버그증권은 SK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투자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18일 SK를 한국 종목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UBS워버그 증권은 "SK가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서울지방검찰청의 SK그룹 압수수색에 따른 영향으로 투자자들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UBS워버그는 대신 유일전자와 에스원을 새로 편입했다.
UBS워버그는 “최근 증권시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SK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당연해 보인다”면서도 투자의견은 당분간 '매수'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UBS워버그의 매수 유지 의견을 비웃듯 SK와 SK증권은 18일 오후장에서 9%대 하락세를 나타냈다.
골드만삭스 증권은 SK그룹 관련주에 대해 투자의견 하향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투자자 동향을 신속하게 보도하는 블룸버그 통신도 18일“투자자들은 SK그룹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재벌개혁 공약과 연계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재벌들이 법망을 빠져나가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한국의 재벌들은 김대중 정부로부터 은행들에게 과도한 빚을 지워 97년 금융위기를 초래한 주범으로 비난받아 왔다”면서 “김 대통령과 같은 당 출신인 노 당선자는 재벌들이 산업을 지배하고 대출을 독점해 다른 기업들의 자금을 고갈시켰던 폐혜를 막는 노력을 승계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국내 증권사의 펀드 매니저의 말을 인용, “지난해 4월 LG그룹이 계열사들 간의 내부거래로 다른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오너일가에 특혜를 준 거래 직후 주가가 하락했다”면서 “이번 검찰 수사는 LG그룹처럼 SK도 경영이 투명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며 이러한 검찰 수사는 투명성을 높이는 데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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