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지역 인근 수산물을 수입하지 않고 있다. 사고 2년 뒤인 2013년에 취한 조치다.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는 이 조치가 적절하다고 11일 판단했다.
한국 정부는 12일 오전 "이번 판정으로 우리의 일본에 대한 현행 수입규제조치는 변함없이 그대로 유지된다"며 "일본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의 모든 수산물은 앞으로도 수입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모든 일본산 수입식품에서 방사능이 미량이라도 나올 경우 17개 추가핵종에 대한 검사증명서도 계속 요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 측은 이와 별도로 한국의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철폐하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5년 한국 정부의 수입 금지 조치가 부당하다며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했다.
1심인 분쟁해결기구(DSB) 패널은 지난해 2월 일본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의 수입 규제 조치가 세계무역기구의 위생 및 식물위생(SPS) 협정에 불합치된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최종심인 상소기구는 1심을 뒤집고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SPS 관련 분쟁에서 1심 결과가 뒤집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소기구는 일본 후쿠시마 인근 수산물에 대한 한국의 수입금지 및 검사 부과 등이 모두 적절하며, 일본에 대한 차별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한국 정부가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 일본 측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는지(공표 의무)를 둘러싼 공방에선 일본 측의 손을 들어줬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12일 새벽 1시에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진정으로 유감이다. 한국에 대해서 (후쿠시마 인근 수산물 수입 금지)조치의 철폐를 요구해 가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지난 2011년 3월 11일에 발생했다. 한국은 2013년 9월 후쿠시마현을 포함한 인근 8개 현에서 잡힌 28개 어종의 수산물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다. 그 이전에는 한국이 해마다 약 1억200만 달러어치 일본 수산물을 수입했다. 하지만 2013년 9월 이후에는 수입량이 약 7500만 달러어치로 줄었다.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인근 수산물을 수입하지 않기로 한 나라는 한때 53개 국이었으나 현재 23개 국으로 줄었다. 일본은 이들 국가 가운데 한국만을 상대로 수입 금지 조치 철폐를 요구하며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했다. 1심에서 일본이 승소하면서, 한국의 수입 금지 조치가 철폐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최종심에서 일본이 이기면, 이를 발판 삼아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철폐하도록 요구하겠다는 게 일본 정부의 구상이었다. 하지만 상소기구가 1심을 뒤집으면서, 일본 정부의 구상은 어그러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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