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복표사업의 운명이 1월말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결과는 주총이 끝나봐야 알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체육복표사업의 존속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이 사업의 위탁권자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계약 해지'로 갈 수밖에 없는 궁지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매년 수조원의 이익을 올릴 것이라고 2001년 10월 요란하게 출발한 체육복표 사업은 위탁업체인 타이거풀스의 정경유착 비리가 터져 이미지가 급락한 데다가 수익성마저 없어 현재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조흥은행, 공동책임 제기로 사업청산 불가피**
게다가 조흥은행이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지급하기로 보증을 선 1천6백억원마저 받을 수 있을지가 불투명해 사업재개에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위탁업체인 타이거풀스는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체육복표 사업을 수주하면서 수익 일부를 매년 일정액 이상 5년간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납부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타이거풀스는 당시 향후 5년간 최소한 1천6백억원을 납부하기로 했고, 타이거풀스의 두번째 대주주인 조흥은행이 이에 대한 지급보증을 섰다.
그러나 타이거풀스가 망가지자 조흥은행측은 입장을 바꿔 위탁업체 타이거풀스 주주들이 공동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흥은행은 타이거풀스의 대주주이기도 하기 때문에 공동책임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한, 1월말 주주총회에서 사업재개를 위한 최종논의는 결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체육복표사업이 계약해지로 결론이 나면, 조흥은행은 지급보증액 1천6백억원뿐 아니라 타이거풀스에 5% 지분을 얻기 위해 투자한 25억원도 사실상 날리게 된다. 조흥은행은 이에 신규사업자를 찾기 위해 그동안 동분서주했으나 결국 실패하면서 커다란 손실을 입게 돼, 타이거풀스 사업 참여를 결정한 고위 책임자들의 인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흥은행, LG CNS 등 피해업체 속출**
조흥은행처럼 자본 참여업체뿐 아니라 실물 투자에 나선 업체들도 줄줄이 피해를 보게 된다.
체육복표 사업을 위한 시스템과 발매기를 공급한 LG CNS는 7백억원짜리 계약을 맺어 지금까지 5백억원어치의 발매기를 지급했으나 지난해말까지 받기로 한 대금을 못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 이 회사의 오해진 사장이 지난해말 LG경영원장으로 자리를 옮기자 대금 미수에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설이 SI업계에 파다하게 퍼지기도 했다. LG CNS 관계자는 이와 관련,"오사장 이동은 그룹 정기인사에 따른 것으로 그룹CIO역할을 맡기 위해 자리를 옮긴 것"이라면서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할지도 아직 결정된 것이 없으며 대금 회수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타이거풀스 관계자는 "계약해지가 된다면 사실 대금지급은 어렵다"고 말했다. 공단측은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로또 복권 발매기로 체육복표발매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로또 사업위탁업체인 국민은행측은 "원천기술업체의 시연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지 않는 한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복권업계에서는 당첨금액이 무한대인 로또의 선풍적 인기로 인해, 체육복표사업은 더욱 사업성이 상실된 상태로 재개가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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