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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승복했으면 됐지 왜 돕기까지 하냐"

<盧-鄭 공동유세 첫날> 대전 유세후 최대인파 모여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 21 정몽준 대표는 13일 오후 대전에서 2천5백여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첫 공동유세를 가졌다.

공동 유세가 펼쳐진 대전 서대전 시민공원은 갑자기 잡힌 일정에도 불구하고 대전 지역 유세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많은 수의 청중이 모여들어, 양당 관계자들로 하여금 '공동유세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각각 경기 용인, 평택과 충북 청주에서 유세를 펼친 노 후보와 정 대표는 오후 4시20분경 대전 톨게이트에서 만나 정 대표가 노 후보의 유세버스에 동승, 4시40분경 유세장에 나란히 손을 잡고 입장했다.

정 대표는 노 후보의 상징색인 노란색 목도리를 둘렀고, 노 후보는 '꿈은 이루어진다'라고 쓰인 정 대표의 상징인 빨간 스카프를 맞바꿔 두르고 연단에 함께 올랐다.

유세장에도 노란 풍선과 노란 목도리를 두른 노 후보 지지자들과 빨간 스카프를 맨 정 후보 지지자들이 참석, 연신 "노무현" "정몽준"을 연호하며 '노-정 공조' 분위기를 띄웠다.

***鄭, "제게 보내준 성원의 두세배로 노 후보 도와달라"**

이날 유세 사회를 맡은 명계남씨는 두 사람이 연단에 오르자 "이 아름다운 지도자들을 보기 위해 50년을 기다렸다"며 '후보단일화'의 의의를 강조했다.

먼저 연설을 시작한 정 대표는 "그동안 충청지역 유권자들이 저를 많이 지지해 줬는데, 제게 보내주신 성원의 2배, 3배로 노 후보를 도와달라"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정 대표는 "낡은 정치틀을 깨려고 저와 노 후보는 후보단일화를 했다"면서 "노 후보는 낡은 정치틀을 깰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또 "충청의 '충'자는 가운데 중(中)에 마음 심(心)으로, 우리나라의 중심을 잡는 지역"이라며 "이번 대선에서도 중심을 잡아 반드시 승리, 낡은 정치를 깨고 새 정치를 시작하도록 해야한다"고 호소했다.

연설을 마친 정 대표는 노란 목도리를 휘두르며 청중들의 환호에 답했다.

***盧, "승복했으면 그만이지 왜 이렇게 도와주기까지 하시느냐"**

이어 노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명계남씨가 노란 목도리를 목에 둘러줬다.

빨간 머플러와 노란 목도리를 함께 두른 노 후보는 "승복했으면 그만이지 왜 이렇게 도와주기까지 하시느냐"고 조크로 정 대표의 결단을 높이 추켜세우며 말문을 열었다. 노 후보는 "옛날엔 단일화니 승복이니 없었지만 우리는 해냈다. 이게 새로운 정치가 아니냐"며 "새 정권은 국민의 정권이자 정 대표와 함께하는 정권"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노 후보의 발언에 청중들이 '정몽준'을 외치자, 노 후보도 '정몽준'을 직접 연호했다.

노 후보는 "좀 더 잘 해보자는 것이며, 앞으로 이해관계로 자리 나누는 것말고는 국정문제를 협의하고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국정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노 후보는 이어 "행정수도를 충청권에 반드시 건설할 것이지만 한나라당이 지금처럼 자꾸 훼방놓고 반대한다면 조금 늦어질 수 있다"면서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도와 달라고 설득해 달라"고 덧붙였다.

연설 후 두 사람은 조정룡 화백(배재대 강사)이 그린 가로 2천2m 세로 1.2m짜리 '미래로 희망으로'라는 그림의 태극문양을 파란색으로 같이 칠하고, 노 후보가 '새로운 대한민국'이란 글씨를 노란색으로 써넣는 이벤트를 가졌다. 이 그림은 지난 98년부터 IMF 국난극복과 2002 월드컵의 성공적 공동 개최를 기원하기 위해 시작한 것으로 미완성된 마지막 부분을 두 사람이 '화룡점정'하듯 그려넣었다.

***'50대 지도자 연대론'**

30여분간의 유세를 마치고 정 대표는 대구로 이동했고, 노 후보는 대전에 남아 대덕클럽 초청 간담회에 참석했다. 노 후보는 14일 전라도 광주, 경남 진주, 창원에서 단독 유세를 펼친뒤 오후 5시 20분께 부산에서 정 대표와 두번째 공동유세를 갖는다. 정 대표는 대구, 포항, 울산을 거쳐 부산에서 노 후보와 합류한다.

노.정 연대는 앞으로 남은 대선기간 공동 또는 단독 유세에서 '낡은 정치 청산과 새 정치 구현을 위한 50대 지도자들의 연대'를 내세워 부동층을 적극 끌어들인다는 방침이다.

대전 첫 공동유세에 앞서 정 대표는 이날 청주 육거리 시장에서 가진 유세에서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는 새로운 정치인이 해야 하며 따라서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노 후보가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이날 유세장에는 노 후보 유세차량 2대에서 로고송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충북도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통합21 정지숙 후보와 통합21측 유세차량 1대가 함께 등장해 공조를 과시했고, 김행 대변인, 김민석 전의원을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도 동행했다.

***노.정 공동유세 파괴력은 어느 정도?**

이날 대전에서 치룬 노.정 첫 공동유세는 '성공적'이었다는 게 양당의 평가다. 이에 따라 정 대표의 지지율이 높은 대전 지역에서부터 세몰이를 시작한 두 사람의 공동유세가 대선 막판에 어느 정도 파급력을 가질 지 주목된다.

유세장에서 만난 이범석(38. 건설업)씨는 "정몽준 대표의 공동 유세가 대전 지역에서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그동안 단일화 이후 보였던 정 대표의 오락가락했던 행보도 2~3일이면 다 상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반면에 자민련 이인제 총재대행의 영향력에 대해선 "대전 지역에서 요즘 가장 심한 욕이 '이인제 같다'는 것"이라며 "이 대행은 나서지 않는 게 이회창 후보를 돕는 길"이라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주변에 보면 요즘 들어 50~60대에서도 노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분들이 많아졌는데 이는 아무래도 행정수도 이전 공약에 대전 사람들이 큰 기대를 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 대표와의 공동 유세가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김모(41. 통신업)씨는 "후보단일화 이후 정 대표가 너무 미적거려 사람들의 기대가 많이 수그러들었다"면서 "다 '권력 나눠먹기'아니냐는 인식이 사람들 사이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주일 전만 해도 효과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리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과연 노-정 공동유세 파괴력이 어느 정도일지, 앞으로 닷새 남은 대선기간 중 예의주시해야 할 대목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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