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관은 "'임중도원(任重道遠)', '어깨는 무겁고 길은 멀다'라는 말을 생각했다"는 말로 취임사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해 시작된 한반도 평화의 흐름을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또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 제도화해 나감으로써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로 가는 굳건한 반석을 놓아야 한다"며 "가다 서다를 반복했던 불행한 남북관계의 역사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김 장관은 평화의 효능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관계의 변화로 인해 일상의 생활이 달라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도 넓어질 수 있다"면서 "남북이 함께 번영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를 고리로 평화를 공고화하고, 평화를 바탕으로 다시 경제적 협력을 증진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고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국제사회와 미국의 대북 재제라는 제한된 여건이지만, 남북 경제협력에 방점을 두고 업무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 재개 여부가 그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어 김 장관은 분권과 협치를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남북관계의 외연이 확대되고 교류협력이 전면적으로 활성화될 경우,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정부와 민간 사이의 유기적인 분업과 협치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북정책의 기본 방향이 바뀌는 일은 이제 더 이상 없어야 한다"면서 대북정책에 관한 남남갈등 극복을 과제로 꼽았다.
김 장관은 "국민의 마음을 모으는 일이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발전의 출발"이라며 "남북관계와 통일문제에 대한 폭넓은 소통을 통해 국민들이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는 대북정책이 될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목소리도 다름 아닌 국민의 의견"이라며 "다양한 조언과 충고를 경청하고 합리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통일부 직원들에게 낮은 자세를 주문했다.
또한 "어렵게 찾아온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민족의 염원을 현실로 바꾸어 내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관계가 어렵다고 좌절과 패배의식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조명균 전 장관은 이날 펜으로 손수 쓴 이임사를 통해 "초심을 잃지 말자고 자주 생각한다"며 "남북관계가 일시 주춤거리고 있지만, 2017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가졌던 간절한 마음을 다시 생각해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자리에 오기 전의 평범한 시민과 가족으로 돌아간다"며 지난 1년 9개월에 걸친 통일부장관 직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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