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한국전력(사장 김종갑)에 대해 화가 단단히 났다.
갖은 노력을 기울여왔던 한전 배구단의 광주 연고지 유치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 3일 경기도 의왕까지 직접 찾아가 선수들에게 연고지 이전의 필요성을 읍소를 하듯이 절실히 설명하고 돌아온 이틀 후에 한전이 기존의 연고지였던 수원시와 기습적으로 재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지난 며칠 동안의 경과를 보자면, 광주시는 마치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됐다. 한전 배구단은 수원과의 연고지 협약이 4월 말에야 끝남에도 불구하고 유치를 원하는 광주시의 정상적인 협의절차를 무시한 채 상식 밖의 결론을 서둘렀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그동안 한전 배구단의 연고지 유치를 위해 고군분투했다. 시민사회도 동참했다. 광주시의회, 언론, 체육계 등 시민사회가 한전배구단 연고지 이전을 한전 측에 간절히 요청했다. 한전 배구단 유치의향서도 제출했다.
광주시의 연고지 이전 요청은 명분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한전 본사가 광주 전남 공동혁신도시로 이전해왔기 때문에 본사와 프로팀 동일지역 존치라는 순리를 상생 차원에서 함께 따르자는 주문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광주시는 한전이 수원과 전격적인 재계약에 나선 과정에 어떤 각본이 있었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
광주시는 7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150만 광주시민의 간절한 열망을 철저히 외면한 것이고,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정신과도 배치되며, 본사와 프로팀 동일지역 존치라는 순리에도 어긋난 것이다”고 격하게 비난했다.
또 성명서는 “최근 한국전력의 지역상생발전 외면과 지역민에 대한 무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강하게 유감을 표명했다.
배구단 연고지 유치 갈등이 빚은 광주시와 한전의 날카로운 대립각이 향후 어떤 파장으로 번질지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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