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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투자은행들, 사모펀드 투자로 큰 손실

한국에선 사모펀드 붐 가열, 리스크 관리해야

'미국 은행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J.P. 모건이 프라이빗 에쿼티 펀드(비상장기업의 지분투자를 주로 하는 사모펀드) 투자사업에서 진퇴양난의 곤경에 빠졌다. J.P.모건의 자산운용 실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호응이 영 시원찮은 탓이다.

고위험-고수익을 노리는 이 사업에서 최근 3억 달러나 손실을 본 J.P.모건은 이에 펀드 규모를 늘리면서 안정적인 수수료 수입 위주로 전략을 바뀌었다. 그러나 고수익을 바라는 기관투자자들은 다른 사모펀드로 몰려가 J.P.모건은 최근 17억 달러의 외부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만족하고 투자금 모집을 중단해야 했다.

***미국 투자은행들, 사모펀드에서 큰 손실 입고 철수중**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J.P. 모건이 외부자금 1달러당 내부자금 3~4달러를 합하는 비율로 실질적으로는 80억 달러의 대형사모펀드를 구성하게 되었지만, 외부자금 유치실적만 보면 경쟁펀드들에 비해 왜소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FT 보도에 따르면, 유명 투자은행 가운데 사모펀드 투자로 쓴 맛을 본 곳은 J.P.모건뿐이 아니다. 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 도이체방크, GE캐피탈, UBS, 웰스파고 등 수두룩하다. 사모펀드 투자손실의 충격으로 도이체방크는 아예 자산운용권 매각을 협상중이다. GE캐피탈은 몇 년째 계속 펀드규모를 줄이고 있으며 UBS는 사모펀드 부문을 분사하려는 작업 중이다.

사모펀드의 성적이 나뻤던 주요인은 이들이 주로 투자했던 기술주들이 지난 몇 년간 폭락했기 때문이다. J.P.모건과 CSFB는 2백억 달러 규모의 사모펀드 프랜차이즈를 운영해 왔는데, CSFB는 외부자금을 다른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자산운용방식을 주로 택해 직접 운용하는 사모펀드로 인한 손실이 그리 크지 않았던 반면에 평소 자산운영에 대한 자신감이 컸던 J.P.모건은 직접 투자운용으로 막대한 손해를 봤다.

미국 투자은행들은 전통적인 자산운용으로는 수익에 한계를 느껴 고위험 -고수익 투자기법에 눈을 돌렸으나 자신들의 전문분야가 아닌 탓에 기업 자체가 흔들릴 정도로 충격을 받는 사례도 종종 나오고 있다.

***국내 사모펀드 시장은 '호황'**

그나마 한국은 사모펀드 회사들이 '전망이 밝은 곳'으로 선호하는 투자처다. 2000년 10월 LG카드 지분을 사들여 올해 상장시킨 '워버그 핀거스'는 최근 카드주식값이 크게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평가수익을 올렸다.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최대 규모로 알려진 사모펀드 그룹인 워버그 핀커스는 최근 50억 달러가 넘는 사모펀드를 새로 신설하면서 그중 6억 달러 정도를 한국에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초 국민은행 자회사인 국은투신운용이 미국의 대형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에 팔렸는데, 실질적인 매수자는 모건스탠리가 주도하는 인수합병(M&A)사모펀드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연히 국내 사모펀드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허용된 주식관련 사모펀드는 지난 5월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일부 투자자문사나 창투사들은 수익률 15%라는 확정치를 내걸고 3% 정도의 기본 수수료를 받는 한편, 수익률이 15%를 넘을 때는 초과분의 20%를 성과보수로 받는 방식으로 운용해 일종의 헤지펀드식 기법을 쓰기도 한다.

사모펀드가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자산운용에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뮤추얼펀드나 주식형 수익증권은 한 종목에 운용자산의 10% 이상 투자할 수 없다는 '10%룰'을 적용받지만 사모펀드는 유망종목에 투자금액 전부를 '집중투자'할 수 있다.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자금 운용수단이 마땅치 않자 이같은 사모펀드에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작금의 국내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는 금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관측이다. 미국의 예처럼 고수익을 노리다가 큰 손실을 볼 위험에 우리나라도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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