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시작 전부터 자료 제출 논란에 휘말렸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노트북 컴퓨터 위에 "박영선, 자료 제출 거부! 국민들은 박영선 거부!"라는 문구를 붙인 채 청문회 장소에 나타났다. 이들은 박 후보자가 검증에 필요한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가 제출을 거부한 자료가 대부분 민감한 사생활 정보를 담은 것이라며 반박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 혼인관계 증명서, 초혼 및 재혼에 대한 실제 결혼 날짜 및 혼인 신고 날짜, 후보자 유방암 수술 받은 일시 및 병원 이름…. 이게 후보자 인사 검증과 무슨 상관있느냐"고 따졌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 역시 "여성 질병과 개인 건강에 관한 것은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양 쪽 모두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 상황에 대해 (박영선) 후보자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박 후보자가) 주식 등 금융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자극적 내용이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적극적 조치를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후보자 자녀들의 성적, 출생 자료가 (인사청문회에)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망신주기 청문회, 관음적 청문회는 더욱 안 된다"고 말했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박영선 후보자 인사청문회 풍경이다.
박 후보자에 따르면, 자료 제출 요구는 2256건이며 이 가운데 제출하지 않은 것이 145건이다. 미제출 자료 가운데 일부는 사생활 정보다.
하지만 배우자의 도쿄 아파트 수입, 제로페이 사용 내역, 전통시장 지출 내역 등도 포함돼 있다. 이런 자료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검증에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서는 여당 의원들도 동의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러한 요구는 지극히 합리적이고 적절한 지적이다. 개인 신상에 대한 마구잡이식 공격을 제외한 나머지 검증 자료는 인사청문회 시작 전 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1시간 30분 넘게 이어진 공방은, 결국 박 후보자가 미제출 자료를 내놓겠다고 밝히면서 마무리 됐다.
한편 박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사업장의 99%, 근로자의 88%가 중소벤처기업, 소상공인·자영업자"라며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진정한 우리경제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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