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의 고위급 인사들이 중국을 방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 달가량 살얼음판 위기 국면을 지나고 있는 북미 관계에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는 26일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이 이날 오전 평양발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뒤 북한 대사관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또 "명목은 라오스 방문이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1주년을 기념해 베이징을 들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베이징 소식통의 관측을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리 부위원장이 라오스를 방문하기 위해 평양을 출발했다며 출국 사실을 알렸다.
리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으로 북미 고위급 인사들이 전격적으로 접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브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지난 24일부터 중국에 체류 중이기 때문이다.
방중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뒤 주요국을 돌며 대북 정책 공조를 조율 중인 비건 대표의 방중 목적도 북미 협상과 관련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다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추가 제제 철회를 지시한 이후 이뤄진 방중이어서 꽉 막힌 북미 대화에 돌파구 찾기가 이뤄질지 관심이다.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북미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외신 기자회견(15일) → 미국의 대북 독자 제재(21일 현지시간) → 북한의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인력 철수(22일) →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제재 철회 지시(22일 현지시간) → 북한의 공동연락사무소 복귀(25일)로 이어지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갈등의 파고가 가장 높았던 최 부상의 기자회견 때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뢰 관계를 강조하며 '안전핀'을 뽑지 않았고, 미국도 독자 제재 직후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하는 등 유화 메시지를 보냈다.
이 같은 흐름에 주목하면 북미 모두 판을 깰 생각이 없다는 점은 확인된다. 그러나 추후 북미 관계를 가름할 고비인 북한의 최고인민회의가 내달 11일 열린다. '대화냐 대결이냐'에 관한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가 예상되는 중요 분기점을 앞두고 북미 고위급 인사들이 중국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대화 재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