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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간판 '포드 자동차', 파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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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간판 '포드 자동차', 파산 위기

투기채권으로 분류돼 위기증폭, 공황의 신호탄?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포드 자동차가 디폴트(파산) 위기에 몰렸다.

월가에서는 이를 신경제로 불리는 나스닥 업체들의 몰락으로 시작된 미국 자본주의 위기가 전통적인 제조업체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최악의 위기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올해로 99년의 역사를 맞는 세계 자동차업계 빅3중 2위 업체인 포드 자동차가 왜 이렇게 망가졌는가. 포드의 사례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미봉책으로 간신히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포드채권은 이미 투기채권**

올 들어 한국의 현대기아자동차, 일본의 도요타 등 아시아 자동차 메이커들은 미국 내수시장 점유율이 '마의 30%'를 넘어설 정도로 무서운 기세로 미국 자동차 시장을 잠식해 들어왔다. GM,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 3'에 초비상이 걸렸다.

포드 자동차의 경우 무이자 할부금융, 무차별 대출 등 온갖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시장점유율 사수에 나섰다. 이윤이 감소하고 부실채권이 증가하는 것을 무릅쓴 판매전략이었다. 그 결과 막대한 부채와 부실을 떠안게 됐다.

당연히 포드 회사채의 신용등급은 월가에서 정크본드(투자부적격 채권, 일명 '투기채권')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1년 만기인 10년짜리 포드 회사채는 9일(현지시간) 87센트로 거래됐다.
10년 만기 미재무채권(TB)의 유통수익률은 3.6%. 월가에서 투자적격 회사채의 평균 유통수익률은 미 재무채권 금리보다 2.43%로 높은 6% 수준인 상황에서 포드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은 무려 9.51%를 기록하고 있다.

요즘 포드 회사채는 아예 유통수익률이 아닌 가격 베이스로 거래되기 시작했다.
월가에서 투자등급 채권은 가격이 아니라 미재무채권에 대한 유통수익률 차이로 시세가 매겨진다는 점에서 포드 회사채가 가격으로 시세가 매겨진다는 것은 '정크 본드'로 취급되고 있다는 의미다.

월가의 한 분석가도 "포드 주가가 7달러선까지 급락한 것은 거의 디폴트상태에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연중 최고주가 19.08달러이던 포드 자동차는 8일(현지시간) 전날보다 7.7% 급락한 7.15달러에 마감됐다.

이에 대해 포드 자동차 재무관계자는 현재 포드의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반박한다.
"2백50억 달러의 현금과 18억 달러의 주식매각대금 등으로 현재의 시가총액 두 배 가까운 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포드의 장기부채의 만기는 평균 28년으로 2006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는 10억 달러도 안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올해는 손익분기점을 겨우 맞출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상당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드의 파산 가능성까지 거론돼**

그러나 영국의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시간) "금융조달비용이 상승하고 자동차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포드자동차는 지난 1월 마련한 구조조정 프로그램보다 훨씬 대대적인 비용 삭감을 단행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내년 전세계적으로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의 매출과 생산이 모두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자동차업체들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포드 자동차는 지난해 54억5천만 달러의 적자를 본 데 이어 올해도 가장 많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샌포드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스코트 힐은 "투자자들에게 단기수익 같은 것은 고려대상이 아니다"면서 "이들은 자동차 수요가 실종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가 급격한 소비감소로 이중침체로 돌아선다는 비관적 전망에 사로잡혀 앞으로 구조조정은 물론 기업의 생존 여부와 파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면서 "시장이 혼란에 빠진 것은 바로 이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포드 자동차는 GM등 다른 경쟁업체들에 비해 신규모델 개발에 뒤떨어져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무이자 할부금융도 더이상 지속하기 힘들 전망**

"무이자 할부금융 등 포드자동차의 금융지원책을 더 이상 계속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포드의 앞날을 어둡게 만드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럴 경우 포드의 판매경쟁력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와델 앤드 리드 투자운용사의 투자분석가 제이미 커서는 "포드의 자동차는 판매할수록 손실을 가져오고 있는데 불행히도 그것이 포드의 주력제품"이라면서 "또다른 주력제품이 바로 무이자할부금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조달비용이 상승하고 있어 향후 매출 전망이 어둡다"고 말했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의 자동차산업 전문 분석가 브루스 클라크는 "포드의 신용등급이 하향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신용등급 Baa에 부정적 전망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며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다면 또다시 평가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포드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자산유동화증권(ABS) 시장에서 매출채권의 현금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투기등급으로 갈 것이라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증시는 1937~38년이래 최악의 침체장**

그러나 문제는 월가는 투자자들이 공황적 심리상태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월가의 투자자들은 "내년에나 보자"는 심리가 지배하고 있는 실정이다.

뱅크원 투자자문사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 증시는 1937~38년 이후 최악의 침체장이다. 다우존스 지수는 1997년 10월 이래 최저로 떨어졌으며 2000년 1월 고점 대비 37% 하락했다. S&P 500지수도 97년 봄 이후 최저를 기록하며 2000년 3월 고점을 찍은 이후 50%나 빠졌다.

특히 세계 최고 우량기업이라는 제너럴일렉트릭(GE)마저 8일(현지시간) 5.8% 하락하면서 다우지수 편입종목중 최대 하락률을 기록한 것은 월가의 움직임이 단기 기업실적의 수치를 넘어선 공황적 위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20년전 '일본의 위협'에 직면해 빅3중 크라이슬러가 파산했던 미국에서 이번에는 포드자동차가 위기를 맞고 있다. 과연 포드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지금 세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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