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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지수 5000까지 폭락한다"

미 채권왕 그로스의 불길한 예언에 월가 초긴장

지금 미국의 주식투자자들은 '금융계의 노스트라무스 예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 5일 '미국의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는 자신이 운영하는 핌코 펀드 웹사이트에 가뜩이나 9.11 테러사태 1주년을 앞두고 초긴장 상태에 빠진 증권가를 향해 '불길한 예언문'을 공시했다.

***그로스의 불길한 예언**

"이보슈, 미국의 주주 여러분.
당신들은 왜 그리 순진하고 어리석은가.
앞으로 주식 가진 사람들은 낭패를 볼 것이다."

이렇게 시작한 이 예언문에서 그는 "미국의 블루칩 주가는 앞으로 40% 더 떨어져야 한다"면서 "블루칩 중심으로 이루어진 다우존스 지수는 5천선이 될 때까지 계속 하향세를 그릴 것"으로 예측했다.

처음에는 채권장사꾼의 '사업적 발언'이라고 무시하려던 주식투자자들은 뭔가 찜찜함을 떨치기 힘들었다. 그가 운용하는 토털 리턴 펀드가 지난 10년간 다른 경쟁 펀드들보다 항상 높은 수익률을 올렸으며, 뱅가드 인덱스 500펀드에 이어 미국 2대 뮤추얼 펀드 반열에 오른 이 펀드가 올해 들어서도 8월말까지 9.7%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명성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제 주식 투자자들은 한달이 가까워지면서 그의 예언이 그대로 맞아떨어지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하고 있다. 미국의 증시가 폭락세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나스닥에 이어 다우지수까지 4년래 최저치로 폭락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89.02포인트(2.4%) 내린 7683.13으로 마감했다. 이는 98년 10월1일 이후 최저치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역시 전날 6년래 최저치를 경신하는 급락세에 대한 반발 매수 등으로 등락을 거듭하다 2.79포인트(0.24%) 떨어진 1182.14로 거래를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14.44포인트(1.73%) 내린 819.27로 장을 마쳤다.

***"주식 버리고 채권 사라"**

그로스는 자신의 무서운 예언을 피하는 유일한 방책으로 "주식을 버리고 채권을 사라"고 주문한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주식은 대부분의 투자수단보다 수익률이 높지만 출발지점에서의 주가가 제대로 매겨져 있을 때만 그렇다고 할 수 있다"면서 "만일 주가수익률(PER)이 너무 높거나 배당률이 너무 낮을 때 주식을 사면 채권보다 수익률이 좋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그는 미국 기업들의 회계 자체를 믿을 수 없다고 일갈하고 있다. 기업의 경영성적은 오랜 기간 분식되어 왔으며 주가 역시 엉터리 수익에 기초해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는 1996년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비이성적 과열'이라고 경고했던 시절의 다우지수가 6천4백선이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기업들의 수익은 그때 수준인 반면, 주가는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주가 역시 96년 수준으로 되돌아가야 정상이라는 것이다.

이미 그로스가 지적한 대로 나스닥은 1996년 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미국의 증시는 2000년 봄에 고점을 찍은 뒤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미국의 주식투자자들은 '다우지수마저 그로스의 불길한 예언을 따를 것인가' 망연자실하고 있다.

***월가의 반격**

그로스의 예언에 겁먹은 투자가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월가의 대변자격인 비즈니스위크 최신호는 보스턴의 금융칼럼니스트 제프리 스미스를 동원해 그로스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스미스는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과거 6.5%선이었으나 지금은 4%선이다. 재무부 채권 수익률도 4.9%에서 1.7%로 떨어졌다. 금리도 40년래 최저 수준인 1.75%이기 때문에 채권에 비해 주식의 가치가 높아졌다"며 주가 옹호론을 펼쳤다.

스미스는 또"주식이 채권보다 수익률이 좋으려면 미국의 주식 평균배당률이 현재의 1.7%에서 3.5%로 올라가야 한다"는 그로스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격을 가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배당금에 세금이 붙게 되면서 배당금은 과거보다 중요성이 떨어졌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 등 첨단기술주들은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버크셔 해서웨이도 마찬가지다. 주주들은 자본이득을 더 선호하게 됐다. 따라서 과거처럼 배당률을 더 올려야 한다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스미스는 "미국보다 배당률이 높은 데도 해외증시들이 96년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미국 증시도 마찬가지 길을 걷는다면 다우 5000이라는 말이 웃어 넘길 일은 젼혀 아니다는 그로스의 말이 틀리기만 바랄 뿐"이라고 자신없는 어조로 글을 끝맺었다.

미국의 흔들리는 경제, 기업분식회계 사태, 불안정한 세계정세 앞에서 스미스조차 '다우 5000'의 불길한 예언을 끝내 떨치지 못한 것이다.

***외국인 올 들어 삼성전자 중심으로 5조원어치 순매도**

한국은행의 정책 관계자는 25일 이와 관련, "4.4분기에는 미국 실물경제가 회복할 것이라던 종전의 낙관론이 요즘 들어 해외 주요기관투자가들이 잇따라 부정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급속히 힘을 잃어가고 있다"며 "긴장감을 갖고 요즘 국내외 상황을 예의주시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 들어 외국인투자가들이 국내증시에서 순매도한 금액이 5조원에 달한다"며 "순매도 주식의 90%가 올해 사상최고 수익이 예상되는 삼성전자라는 점과, 최근 들어서는 국민은행 등 역시 사상최대 수익이 예상되는 금융주로 순매도 대상이 바뀌고 있다는 점은 결코 간과해선 안될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요컨대 외국투자가들이 비록 올해는 사상최대 수익을 올리고 있으나 앞으로 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판단해 삼성전자와 국민은행 등 대표적 실적주들에 대한 이익실현을 서두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LG그룹의 고위 관계자도 "미국·일본·독일 등 세계3대 경제대국에서 일제히 디플레이션 징후가 나타나면서 국내도 여기서 예외일 수는 없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재계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디플레이션 위기가 확대되면서 수출 등이 어려워지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최대 성장지대인 중국도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금융위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긴장감을 표시했다.

부화뇌동은 하지 말되 온 촉각을 곤두세워 세계경제의 위기상황을 정확히 체크, 대응해야 할 시점이 도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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