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회원들이 전두환 씨의 재판 출석 당시 "물러가라"고 외쳤던 학생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를 찾아가 항의해 눈총을 사고 있다.
자유연대와 자유대한호국단, 턴라이트 등 보수단체 회원 10여 명이 15일 광주 동구 동산초등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에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전두환 씨가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초등학생들이 '전두환은 물러가라', '전두환을 구속하라'는 정치구호를 외쳤다"며 "그 모습에 많은 국민은 '대학도 아닌 초등학교 교육현장에 정치 교육이 이렇게 심각한가' 하는 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반도에서 어린 학생들이 외치는 정치구호는 북한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라며 "해당 초등학교 교장과 교감, 교사들은 초등생들의 정치구호 제창에 대해 구렁이 담 넘듯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장, 교감, 담임이 사과문을 발표하지 않으면 교육공무원법, 초중등교육법 등을 위반한 사항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몇몇 회원들은 기자회견 모습을 온라인상에 실시간으로 중계하기도 했다. 경찰은 경비 병력 10여명을 회견장에 배치해 우발상황을 대비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를 본 광주 시민들은 보수단체 회원들을 향해 "초등학교 앞에서 뭐하는 짓이냐"며 호통치기도 했다.
이 초등학교 학생들은 지난 11일 전 씨가 피고인으로 광주지법 형사법정에 출석하자 학교 복도의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전두환은 물러가라", "전두환을 구속하라"고 외친 바 있다. 이 학교는 1987년 군부 독재 타도 시위에 참가했다가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이한열 열사의 모교이기도 하다.
학부모들은 "전두환을 지지하는 극우세력이 초등생들을 겁박하고 있어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주변 지역 주민들은 "어른들이 초등학교 앞에서 뭐하는 짓이냐"며 눈총을 보냈다. 경찰은 이날 경비 병력 10여명을 회견장에 배치해 우발 상황을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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