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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후보에게 보내는 4통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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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노무현 후보에게 보내는 4통의 편지

노사모 회원들, 6.13후 냉철한 자기비판과 조언

6.13 지방선거후 노사모 게시판에 많은 글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민주당의 선거 참패와 선거후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율 급락을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비통한 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개중에는 감정이 섞인 글들도 적잖다.

그러나 최대한 감정을 절제한 채 이번 선거 패배와 노 후보의 지지율 하락 원인을 냉철하게 분석한 뒤 노 후보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어떤 자기혁신적 노력을 해야 할 것인지를 조언하는 글들도 많이 목격된다. 노 후보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아직 식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글들이다.

여기에 6.13선거후 노사모 게시판에 오른 많은 글들 가운데 4편의 글을 골라 소개한다. 한결같이 노무현 후보가 직접 읽어주기를 원하며 쓴 글이다.

어쩌면 지금 노 후보가 직면한 사면초가의 위기를 돌파하는 해법은 이들 지지자들의 진심어린 글들 속에 숨겨져 있는지도 모른다. 편집자

***<편지 1> "우리 세대는 이번 선거결과를 다 예측했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노사모 회원이긴 한데 부끄러운 회원입니다. 왜냐면 아직 지역모임에 한번도 참가하지 않은 40 중반의 남성입니다. 이 점에 있어서는 따가운 질책을 받더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이상하지요?
우리 세대들은 이번 선거결과를 다 예측을 했거든요. 민주당이 호남 3곳만 건질 것이라구요. 결과는 제주 1곳이 늘어나서 4곳이 됐지만 민주당에서 이런 참패의 결과를 예측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민심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는 직무유기가 되는 셈 아닌가요.

저는 나이도 어느 정도 먹었고, 주위에 노 후보님을 알릴려고 애를 많이 쓰긴 했는데 탁 막히는 것. 그 벽을 느낀것이 몇 가지 되는데 그것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민주당의 '민'자도 꺼내지 못하게 하는 절벽같은 기분.....이 분위기는 DJ의 세 아들 문제가 불거지면서 철벽같이 굳어졌습니다.

둘째, 노 후보님의 말, 즉 스피치가 거부감을 준다고들 하더군요.

세째, 사람들은 노 후보님이 YS 찾아간 것에서 데미지를 많이 입었다고 하는데, 그보다도 DJ와의 의리론 때문에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더군요. 썩은 것을 본받겠다는 것이냐구요.

네째,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 김민석이 이명박 상대가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나 진념이 경기도 후보로 나올 때 참 절망감 들더군요. 텃밭인 서울과 경기도는 3홍 문제가 아니더라도 지게 되어있는 인물들 아닙니까?

저는 심정적으라도 DJ가 지난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을 리가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아니면 이렇게까지 민주당을 작살낼 수가 없을 것입니다.(중략)

하여간 13일에 속으로 울면서 투표했습니다.
민주당 본때를 보여줘야 된다는 이야기 소리에 울고, 투표결과를 안 봐도 뻔하니까 울고, 투표결과 나오면 한나라당의 이회창 표정관리 하는 게 눈에 선해서 울고, 노 후보님의 앞으로의 역정이 너무 힘이 듦이 서러워서 울었습니다.

아마도 저는 죽을 때까지 DJ를 원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작성자: 김도공
작성일: 2002-06-15 오후 4:17:40
원제: 노 후보의 오류에 대하여

***<편지 2>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부산에 사는 부산촌놈입니다. 노 후보를 지지하는 노동계 모임에서 노무현 후보와 손 한번 잡아 봤었습니다. 오늘은 노 후보에게 드려야 할 말씀이 있어 이렇게 한 글 올립니다.

저는 노 후보가 대선후보 결정 전이나 결정 후나 관계없이 몸의 움직임에 대하여 유심히 지켜보고 그에 대한 이 지역 사람들의 생각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하여 한 말씀 올리려는 것입니다.

노 후보가 후보경선에 나와 후보로 결정될 때까지는 노 후보의 걸음걸이나 행동 제스쳐 등이 기성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보여 많은 사람들의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물론 그 박수는 행동에 대한 박수가 아니라 노 후보 내용의 진솔이 겉으로 표출된 데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대선후보로 결정된 이후 시간이 조금 지난 다음부터는 사람들의 평판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그러한 몸짓이나 걸음걸이가 마치 옛날에 "완장"이란 것 아시죠, 아무것도 아닌 놈이 완장 하나 어깨에 차고 거들먹거리는 것 말입니다. 지금 노무현 후보의 몸짓이나 제스쳐는 그렇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이 싫다' '저런 사람은 불안해서 나라를 맡기겠나'라는 식으로 사람들 사이에 비약해서 회자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 노무현 후보의 행동은 후보가 되기 전이나 후보가 된 후나 다름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인데, 사람들이 보는 시각이 달라지나에 대한 생각을 해봐야 할 것입니다.

말 그대로 후보가 되기 이전에는 후보라는 자격을 가지기 위하여 있는 그대로 거침없이 행동하는 것이 이것저것 눈치보지 않는 우리 서민들의 눈과 귀, 머리를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후보라는 자격을 가지고 난 뒤부터는 이제 '인간 노무현'으로 사람들에게 비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후보 노무현'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니 노무현 후보가 후보가 되기 전의 저돌적인 모습은 이제 사람들에게 "저게 대통령 후보란 감투를 쓰더니만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갔다", "저렇게 건들거리는 걸 불안해서 어떻게 대통령 시키겠냐?" 하는 식으로 표출됩니다.

특히 부산, 영남지역은 기존의 한나라당 지지자들로부터 노무현으로 표를 뺏어와야 하는데, 한나라당 조직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대선후보가 되기 전에는 아무런 가진 게 없으니까 그야말로 공격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곤란했는데, 이제는 대선후보란 감투를 가졌으니까 맘놓고 그런 공격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공격은 노무현돌풍의 공세에 대해 한나라당 수성에 상당히 잘 먹혀 들어가고 있고요...

더군다나 한나라당 이회창은 빌라사건 이후 철저하게 자신을 낮추고 숙이고 다녀 자신의 이미지를 제왕적, 독재적에서 "이회창이 저놈 겸손할 줄도 아네"라는 평을 얻어 내고 있는 마당에, 노무현 후보는 계속 건들거림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이 지역 사람들이 좋아할리가 만무하지 않겠습니까?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옛말이 지금 이 지역 사람들의 가슴에 파고 들고 있습니다. 이회창은 숙이고 노무현은 뻣뻣하다. 이것이 현재 부산사람들에게 드러난 노무현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저는 노무현 후보에게 지금이 참 좋은 기회라고 보고 애써 권합니다.

이제부터라도 몸짓, 걸음걸이, 제스쳐를 조금 자제하고 중심잡힌 모습으로 TV브라운관에 비치도록 노력해달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예정된 참패를 했기 때문에 자숙하고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이기 때문에 노무현 후보로서도 자신의 모습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됩니다.(중략)

그리고 노무현 후보의 행동이나 몸짓이 변화된다는 것은 절대로 사람이 바뀐다는 것이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이란 것을 주지시키면 됩니다. 벼가 익어 고개를 숙여야 사람들이 벼에 대한 고마움을 아는 것입니다. 추수할 때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있으면 그것은 쭉정이라고 생각하고 버릴 뿐이죠.

작성자: 부산촌놈
작성일: 2002-06-17 오전 11:31:26
원제: 노 후보에게 드림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편지 3> "선거에 패배한 내부 원인"**

이번 선거에 실망하고 화가 납니다. 후보들에게 또한.

노사모 회장과 회원들, 그들이 이번 선거참패의 원인이라고 봅니다.

민주당 후보들은 왜 하나같이 자기의 정책과 비전을 제시 안하고 오로지 상대방 후보의 약점만 잡아물고 늘어지는가. 꼭 하이에나가 상처를 입은 짐승을 끝까지 따라 다니다가 그 상처를 물어 뜯어 잡아먹는 것처럼.

요즘 유권자들이 그렇게 바보가 아닙니다.

서울시장 후보인 김민석 후보는 젊음을 내세웠으면 젊은이답게 정정당당하게 패기있게 대결해야지, 뺀질뺀질하게 상대방 약점만 찾아 공격하고. 이명박 후보가 의료보험료 몇 푼 적게 내려고 일부러 그랬다고 봅니까. 재산이 수백억이나 되는 사람이. 이왕 공격을 할 거면 좀 그럴듯한 걸로 공격하든가.

민주당 인천시 후보는 어떻게 재주도 좋아서 몇십년 전 상대방 후보가 술집에서 일한 사실을 어떻게 알아냈는지. 전직이 흥신소 출신인가.

부산의 한이헌 후보는 더 웃긴다. 어떻게 그들을 시장후보로 볼 수 있겠는가. 심부름쎈타 XXX 정도 밖에 더 보겠는가.

그리고 노사모 회장님의 발언은 한 마디로 갈 데까지 간 발언이었읍니다. "기자회견장 조선일보 기자 출입금지" "조선일보 50만부 절독운동" 운운. 또 "내 마음이다" 는 식의 발언, 그리고 노사모 회원들의 안하무인격인 "50세이상 인간들은 모두 죽어야 한다"는 식의 발언.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입니다. 진정 노무현씨를 사랑하고 대통령이 되길 원한다면 좀더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생각해봅시다.

작성자: 이승복
작성일: 2002-06-16 오후 8:47:49
원제: 선거패배의 원인

***<편지 4> "노풍 어게인(again)을 위한 전제조건"**

노무현 후보는 부패정국 속에서 김영삼과 DJ와의 연합이라는 실리를 추구하다가 얻은 것 하나 없이 커트라인 탈락이라는 혹독한 예비고사 성적만을 남겼습니다.

노풍이 미풍으로 가라앉은 이 시점에 노풍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노풍은 희망의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었습니다. 조·중·동의 선동적인 노무현 죽이기의 여론 속에서도 국민들은 국민 경선을 통해 기득권을 포기한 정정당당한 경쟁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경선 이후 노무현 후보가 보여 준 모습은 조선의 의도된 '막말' 논쟁은 무시하더라도 정치적 한계를 보여줬습니다. 개혁세력의 결집은 미비했으며 국민 경선의 경쟁자들을 포용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국민들이 노무현의 소신에 후보라는 명함을 달아 줬다면 이제 노무현 후보는 '지도력'이라는 리더쉽을 보여줘야 합니다. 여야의 개혁세력을 결집해야 하고, 이인제 후보와 연합할 수 있는 거래를 성사시켜야 합니다.

대통령 아들의 비리에 대해서도 대통령에 대한 의리보다 국민에 대한 의무가 앞서야 하는 것입니다. 개혁파 국회의원들이 나서는 것이 아니라 노 후보 스스로 정국 주도권을 쥐고 나설 수 있어야 합니다. 대통령 아들의 비리, 김홍일 의원의 사퇴, 아태재단의 사회 환원과 같은 이슈들에 대해 소신있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야 합니다.

비록 '후보'로서의 무게감이 과거와 다르기에 발언의 파장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겠지만 노 후보의 승리 방정식은 어차피 신중 쪽에보다는 '소신'과 '저돌성' 쪽에 있다고 생각합니다....(중략)

노후보는 역사적 사명을 그르치지 않길 바랍니다.

작성자: 산타나
작성일: 2002-06-17 오전 11:12:43
원제: 노풍 어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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