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블래터 FIFA회장, 일본에만 '공석 사태' 사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블래터 FIFA회장, 일본에만 '공석 사태' 사과

한국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어, 우리 잘못도 커

국제축구연맹(FIFA)을 '부패공화국'으로 전락시킨 제프 블래터 FIFA회장은 좀처럼 자신의 잘못이나 범죄 혐의를 시인하지 않기로 악명높다. 그런 그가 2002 한일월드컵 공동개최국이자 강대국인 일본에게 월드컵 경기장 공석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블래터, 일본에게만 "매우 미안하다"고 사과**

도야마 아쓰코(遠山敦子) 문부과학성 장관은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9일 일본-러시아전이 열린 요코하마 종합경기장에서 만난 블래터 회장이 '매우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앞서 도야마 장관은 블래터 회장에게 서한을 보내 FIFA가 빠른 시일 내에 입장권 대란을 해결할 것을 촉구했었다.

도야마 장관은 "빈 자리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입장권 문제가 점차적으로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FIFA가 계속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래터, 한국에 대해선 모른 척으로 일관**

그러나 일본보다 경기장 공석 사태가 심각한 우리나라에 대해 블래터 회장이 사과를 해왔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명백한 '차별 대우'다.

이같이 블래터가 우리나라를 차별대우하고 있는 데에는 우리나라 정부와 언론의 책임이 적잖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 차원에서 우리나라가 한 일은 남궁진 문화관광부 장관이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입장권 판매대행사인 영국의 바이롬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률적 대응을 해나갈 방침이라고 보고한 것에 불과하다. 정작 사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FIFA에 대해서는 한 번도 직접적으로 항의하거나 손해배상 청구 움직임을 보인 적이 없다.

한국월드컵조직위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기란 마찬가지다. 한국월드컵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FIFA에 대한 불만은 대단하나 월드컵 경기의 순탄한 진행을 위해 참고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우리 정부와 언론에도 상당부분 책임 있어**

반면 일본은 우리나라의 문광부 장관격인 도야마 장관이 직접 블래터 회장에게 서한을 보내 강력 항의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맨처음 공석 사태가 발생한 일본 사이타마(埼玉)현의 쓰치야 요시히코(土屋義彦) 지사는 지난 5일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국제축구연맹(FIFA)은 썩어있다"고 강경한 어조로 맹공을 퍼부었다.

쓰치야 지사는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월드컵 입장권 공석이 발생한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며 "FIFA가 도대체 뭐하는 단체인지 어처구니가 없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양국 언론의 보도 자세 또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집요하게 빈자리 사태와 FIFA의 부패, 무능을 취재하고 있는 일본 언론들에 비해 우리나라 언론들의 보도태도는 집요함이나 진지함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빈자리 사태 발생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번 빈자리 사태가 발생하게 된 근원인 블래터 회장의 비리 및 FIFA의 부패 메커니즘을 파헤치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길들여진 노예의식**

블래터 회장은 그동안 내부 비판은 철저히 묵살하면서도 미국 등 강대국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한-미전에 앞서 대구의 인터불고 호텔에 한국팀의 예약을 취소시킨 뒤 미국팀 선수들에게는 관례를 깨고 FIFA임원과 심판들의 숙소를 함께 쓰도록 한 것은 FIFA의 노예근성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여기에 대해서도 FIFA측은 아직까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대접을 어떻게 받느냐는 스스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 정부와 언론은 블래터 회장의 이중성과 오만을 탓하기에 앞서, 할 말조차 하지 못하는 '길들여진 노예의식'부터 떨쳐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