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는 완전히 다른 잣대가 필요하다. 그토록 많은 워싱턴의 정책입안자들과 분석가들, 전문가들이 집착하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환상을 넘어서야 한다."
오는 27일~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른바 '워싱턴 조야'의 교리인 'CVID'와 다른, 장기적 관점에서 현실적 목표를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해야 한다는 미국 외교안보 전문가의 제안이 나왔다.
비영리외교정책기구인 '디펜스 프라이오러티스' 소속 대니얼 디페트리스 연구원이 17일(현지시각) <폭스뉴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북핵 협상이 공전한) 지난 20년처럼 워싱턴 주류들은 정상회담 성공 여부를 비핵화에 궁극적인 초점을 두고 판단하겠지만, 북한의 핵 폐기는 미국 정부가 이룰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선 목표"라고 했다.
그 이유는 "그동안 어떠한 경제적 제재나 외교적 압박, 군사적 위협도 김정은 위원장이 체제 안전장치인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회유하거나 강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김정은이 미치지 않고서야 지난 사반세기동안 경제적 부담을 감내하면서도 막대한 비용을 들여 연구‧개발한 핵과 탄도미사일을 단순 변심 때문에 폐기하겠냐"고도 했다.
따라서 그는 "현재로서는 김정은 체제가 핵 능력 전체를 완전히 폐기할 가능성은 없다"면서 "북한이 핵실험 중단과 핵물질 생산을 동결하는 일부 가역적 조치에는 동의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 이상을 기대해선 안 된다"고 했다.
디페트리스 연구원은 "그렇다고 단기적으로 비핵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상회담을 취소해야 한다거나 시간낭비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 폐기에 대한 집중도를 좀 더 낮추고 한반도의 원만하고 예측가능한 안보,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데 보다 집중해야 성공적일 것"이라고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70년동안 이어진 북미 적대관계의 페이지를 끝내기로 약속하고서 베트남을 떠난다면, 전임자들이 하지 못한 것을 성취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목표와 관련해 북미 관계 개선 분야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워싱턴 주류들은 북한과 핵무기 폐기에 관한 전략적 합의에 실패할 경우 북미관계 정상화 구상이 당혹스러울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런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한반도가 보다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될 가능성을 미국의 섣부른 외교적 양보로 치부하기 때문에 구시대적이고 위험하다"고 했다.
그려면서 그는 "정확히 정반대다. 평화는 북한에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달성될 비핵화를 위한 전제조건"이라며 "군사적 벼량 끝 전술보다는 외교 채널로 (북미간) 미스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는 게 전쟁가능성을 훨씬 낮추고 동북아 모든 국가들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했다.
디페트리스 연구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과의 화해가 지역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줬다"며 "아직 갈 길이 멀었지만 남북 관계 개선이 서울과 워싱턴, 도쿄, 동북아 전지역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진정성에 관한 미국 주류사회의 회의론에도 반박했다. 그는 "김정은은 어리석거나 비이성적인 사람이 아니다"며 "그는 비축한 핵무기를 미국이나 미 동맹국에 사용하는 순간 자신의 사형집행 영장에 서명하는 짓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북한은 지난 12년 간 실질적인 핵보유국이었다"며 "비핵화가 가능하다면, 그건 장기간에 걸쳐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들려오는 (주류들의) 잡음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면서 "미국은 과거의 적과 보다 건설적이고 정상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 대담하고 용기있게 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런 관계 개선이 미래에 핵 없는 북한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증진시키는 길"이라며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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