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시인이 광주전남 근현대문학사를 집대성한 『광주의 문학정신과 그 뿌리를 찾아서』 (문학들 출판사)를 출간했다.
지난 1982년 12월 광주에서 <광주젊은벗들>을 결성해 시낭송운동과 벽시운동을 전개하고, 1984년부터 서울에서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민족문학작가회의>, <한국작가회의>에 몸을 담 고 35년 동안 활발한 문학운동을 펼친 그가 1920년대 조운 시인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광 주전남의 문학사를 한권의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이 책은 1부 <한국 근현대문학을 개척한 광주전남의 선각자들>, 2부 <참여문학의 등장과 민족문학운동의 출발>, 3부 <1970년대 반독재 민족문학을 선도한 광주의 문인들>, 4부 <5.17쿠데타와 광주 문인들의 진실투쟁>, 5부 <「5월시」동인과 「광주젊은벗들」의 문학운동> 으로 구성, 한국문학의 '결정적 순간'과 '주목해야 할 장면들'을 압축해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광주전남 문인들과 한국문단사에 얽힌 갖가지 문학적 비화와 에피소드를 발굴함은 물론 주요 사진자료를 찾아내어 사실과 부합되지 않은 내용에 대해 팩트 체크를 했다.
1920년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100년이라는 시대적 공간 속에서 광주전남에서 출현한 근 현대문학의 실체를 살펴봄으로써, '광주전남문학'이라는 지역적 공간에 한정하지 않고, '한 국문학' 전체의 차원으로 확장시켜 조명했다.
또한 작품과 텍스트 위주의 문학사 접근이 아닌, 한 시대의 문학적 출현을 가능케 한 정치 사회적 배경과 원인을 추적했다. 이에따라 이 책은 당대의 문학적 '시대정신'에 방점을 두 고, 이를 실천한 '광주전남 문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문학운동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저자는 1981년 7월 출범하여 80년대 <시의 시대>와 <동인지운동>의 서막을 열어 젖 힌 <5월시> 동인의 활동 전모를 조명함은 물론, 1982년 12월, <광주젊은벗들>의 문학운동 을 한국문학운동사 차원에서 집중 조명했다.
1981년 7월 광주에서 처음 출간된 <5월시> 동인지 1집의 출간에 얽힌 비화와 동인 6인(박 몽구 나종영 이영진 박주관 곽재구 김진경)의 등단과정, 2집부터 참여한 나해철 윤재철 최두 석 고광헌 강형철 동인의 참여배경은 물론 <5월시> 동인이 한국문학사와 교육운동사에 남긴 주요 업적을 세밀하게 추적했다.
또한 박선욱 이승철 조진태 정삼수 장주섭 박정열 박정모 김형수 정봉희 이형권 등 광주의 젊은 시인들(문청들)의 5월항쟁 체험을 밝혀내고, 그들이 1982년 12월, 엄혹한 5공정권의 폭 압을 뚫고 광주에서 전개한 <광주젊은벗들>의 시낭송운동과 시화전, 벽시―노래마당 등의 문 학적 성과를 정밀하게 조명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광주전남 근현대문학의 효시, 조운 시인이 동아일보에 발표한 최초 의 시「불살러주오」의 발표 시기(1921. 4. 5)를 밝혀냈고, 한국 최초의 여성소설가 박화성의 등단 과정, 희곡작가 김우진과 소프라노 윤심덕의 현해탄에서의 동반자살 배경, 박용철 김영 랑 김현구 시인 등 <시문학파> 결성과 문학적 성과, 박용철 김영랑 시인에 얽힌 문학적 비 화, 『영랑시선』출간에 따른 미당 서정주의 문학적 오류(영랑의 시「북」의 편집과정에서 작품 훼손), 친일문학 대열에 동참하지 않은 광주전남 문학정신의 거대한 뿌리를 찾아냈다.
또한 광주전남 현대문학의 아버지로 평가받는, 다형 김현승 시인의 가계사와 동아일보 등단 작인 「쓸쓸한 겨울 저녁이 올 때 당신들은」, 「어린 새벽은 우리를 찾아온다 합니다」발표지 면과 그 발표 시기(1935년 3월 25일과 3월 27일)를 처음 밝혀냈다.
다형 김현승 시인의 ‘수색사단’ 문인들의 면모와 에피소드, 다형이 타계하기 6개월 전 광주 에서 제자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 1975년 4월 14일, 동아일보에 발표된 다형의 유고시에 얽힌 비화 등이 수록돼 있으며, 박봉우 시인이 신동엽 시인을 발굴해낸 비화, 김준태 김지 하 양성우 시인을 발굴한 조태일 시인의 생애와 문학적 헌신을 추적해 냈고, 1970년 5월 김지하 「오적」 창작배경과 『사상계』발표 과정의 비화, 「오적」 필화사건과 『사상계』 발행인 이자 광복군 출신 장준하 선생의 생애와 타살 의혹, 1974년 11월 자유실천문인협의회의 출 범에 따른 비화와 그 당시 광주전남 문단의 풍경 등을 담아냈다.
그밖에도 김지하의 「고행… 1974」 필화사건의 전말, 1970년대 반독재 민족문학을 선도한 문병란 시인의 행적과 양성우의 「겨울공화국」 낭송사건의 전말, 시집 『겨울공화국』 출판사 건에 얽힌 비화와 장시 「노예수첩」 필화사건의 전말, <남민전>의 전사로서 가장 강력한 반 독재 민주화투쟁에 헌신한 김남주의 문학적 성과, 해남 출신 여성해방 시인, 고정희의 문학 적 생애와 업적을 사진자료와 함께 밝혀내고 있다.
현기영 작가의 소설집 『순이삼촌』 필화사건의 전말, 1980년 5월을 전후로 광주지역 학생운 동과 윤재걸 문병란 송기숙 이명한 작가 등의 문학적 성과, 황지우 김현장 이영진 김진경 윤재철 김건남 조진태 등 광주지역 문인들이 광주와 서울에서 전개한 ‘광주 진실 알리기 투 쟁’의 전말과 5월항쟁 당시 <투사회보> 제작 및 배포과정, 1980년대 최초의 필화사건인 김 준태의 시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 창작 및 발표 과정의 비화 등을 집중 조명 했다.
아울러 저자는 1980년대 중반 한국 문화운동을 주도한 광주 <민문연>의 활동 내역과 김종 률 김원중 정세현 김경주 고규태 등의 노래운동, 전용호 고규태 정진백 등의 지역출판운동, 임동확 정철훈의 5월항쟁의 문학적 성과를 살펴보고, 김하늬 김해화 오봉옥 김기홍 박영희 정안면 등 < 해방시> 동인의 결성과정과 요절한 김하늬 시인의 문학적 성과를 재조명했다.
이 책의 <부록>으로 광주전남 문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 작가, 동화작가 등 문인 31 명의 문학적 생애를 '육성'으로 담아냈다. 광주전남 문인들과의 서면인터뷰' ― <나의 삶, 나의 문학을 말한다>는 매우 진솔하게 자신의 삶과 문학관을 보여주고 있다.
문순태 허형만 김희수 박호재 이은봉 김형수 이도윤 박상률 박관서 염창권 은미희 박두규 채희윤 송은일 김선태 김경윤 김완 심영의 김여옥 최기종 조성국 이지담 서애숙 이재연 이 대흠 유종화 송태웅 정윤천 이상인 장진기 이민숙 등 <광주전남작가회의>를 중심으로 활동 을 전개한 문인 31명의 <서면인터뷰 답변서>는 이즈음 한국문학의 현안과 광주전남문학의 현주소를 짚어내고 있다.
독자들은 『광주의 문학정신과 그 뿌리를 찾아서』를 통해 광주전남문학의 새로운 일면을 한 눈에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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