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뗏(설날)은 한 달여 동안 축제처럼 즐겁게 지내요.”
10여 년 전 베트남에서 충북 보은으로 시집온 결혼이민자 이아라(한국명)씨는 한국의 설날보다 베트남의 설날인 ‘뗏’이 훨씬 더 재미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최대 명절인 음력 1월1일 설날을 베트남에서는 ‘뗏’이라고 부른다.
이아라씨는 “베트남에서는 뗏이 일 년 중 가장 큰 명절이다. 뗏 명절에는 10여일을 쉬는 게 보통이고 한 달 전부터 설레면서 준비한다”며 “고향에 가지 못하기 때문에 보은에 있는 친구들이 설날 모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마다 명절이면 20~30여명이 모여 전통음식인 ‘반뗏’을 해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대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 씨에 따르면 베트남 최대 명절인 뗏 기간에는 행운의 상징인 노란색과 붉은색의 꽃 등으로 집안을 단장하고 새 옷을 선물하거나 구입해 입는다. 우리나라의 설빔과 비슷하다.
이날 베트남 가족들은 차례를 지내고 어린이들이 어른에게 새해 인사를 하면 어른들은 덕담과 함께 용돈을 준다. 이 또한 우리나라의 차례와 세배, 세뱃돈을 주는 풍습과 닮아있다.
음식은 조금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는 만두와 떡을 넣은 떡국을 만들어 먹는 반면 ‘반뗏’이라는 전통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반뗏은 우리나라의 약과와 흡사하다. 이밖에 손님이 오면 샤브샤브와 월남쌈 등을 대접한다.
이 씨는 “반뗏은 가마솥에 5시간 정도 끓여서 만드는데 기다리는 시간동안 카드 게임도 하고 노래도 부르는 재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의 설날은 너무 조용한 것 같다”며 “베트남은 뗏 기간 전후로 10여일 동안 길게 쉬면서 모두가 축제처럼 즐긴다”며 그리워했다.
보은다문화센터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설날 모습은 거의 비슷하다. 이 씨처럼 베트남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온 결혼이민자들의 설날이 예전처럼 막연히 쓸쓸해만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이민자들이 이제는 정착 단계로 보인다. 또한 다문화에 대한 사회의 시각과 이해도가 예전보다 많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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