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지난 21~22일 중국방문에 대해 중국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마디로 '건방졌다'는 것이다.
26일 발표된 중국사회조사사무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에 생중계된 부시의 칭화대 연설에 대해 중국국민들은 "미국의 가치관을 선전한 것"이라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시 대통령은 22일 중국 베이징의 명문 칭화대에서 4백여명의 학생과 교수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미국은 희망과 기회의 등대"라며 중국의 젊은 두뇌들에게 미국적 가치의 우월성을 내세웠다.
그는 "미국인들은 자유를 즐기고, 법을 준수하며, 지도자의 권력을 제한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종교행사를 가지려는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고 있다"면서 "세계 도처에서 많은 사람들이 미국 정착을 꿈꾸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역설했다.
TV로 중국 전역에 생중계된 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은 민주주의 이념도 설파했다.
그는 "다양성은 혼란이 아니고, 토론은 투쟁이 아니며, 반대 역시 혁명이 아니다"면서 "두려움을 갖지 말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용하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중국이 민주화되고 민주선거가 지방에서 중앙으로까지 확대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종교정책에 대해서도 "박해가 빨리 끝나고, 자유롭게 예배를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하는등 '미국식 가치'와 '미국식 자유'를 강조했다.
이러한 연설에 대해서 중국국민의 약 90%가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사회조사사무소에 따르면, 베이징, 상하이 등 3천8백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8%가 연설에 대해 "무성의하며, 받아들이기 힘들다, 건방지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답했다.
81%는 "중국 국민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다. 중국 젊은이들에게 민감한 내용들이다"고 답했다.
대만문제 발언에 대해서는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해 지지를 재확인했지만 평화적 해결만을 강조할 뿐 중국이 추진하는 '평화통일' 방안 등 구체적 질문들에는 모호한 답변 또는 회피로 일관하는 등 무성의해 '중국인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는 것이 95%에 이르렀다.
그러나 대다수가 중미관계의 앞날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 89%가 "부시 개인의 능력이나 일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불만스럽지만, 기대는 크다"고 답했다. 경제발전을 위해선 미국과 상당기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현실적 사고를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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