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전문 격주간지 포천(Fortune)이 중국의 1백대 기업을 처음으로 선정,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국 1위 기업의 매출액은 근소한 차이로 우리나라의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나, 중국경제가 얼마나 빠르게 급신장하고 있는가를 다시 한번 실감케 하고 있다.
포천지는 중국의 선전, 상하이, 홍콩, 런던, 뉴욕의 주식시장에서 주식이 거래되고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차이나 100대 기업’을 선정했으며, 앞으로도 해마다‘글로벌 500대 기업'과 같이 중국기업에 대해서도 순위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이 된 1천88개의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5천8백10억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54%에 해당한다.
그러나 중국의 대기업중에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기업들이 적지 않으며 이들은 이번 차이나 100에서 빠져있다. 그런 대표적인 예가 글로벌 500에는 포함돼 있는 중국 국가전력과 무역회사 Cofco, 중국건설은행 등이다.
매출액 기준으로 중국의 1위 기업은 정유업체인 중국석유화학으로 2000년에 3백9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매출액은 글로벌 500대기업에서 90위인 미국통신업체인 월드콤과 비슷하고, 92위인 한국의 삼성전자(3백85억달러)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다.
2위는 에너지업체인 중국석유(약 2백92억달러), 3위는 중국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중국이동통신(약 78억달러)이다.
포천지는 이번에 선정된 중국의 1백대 기업들의 특징을 다음 몇가지로 정리했다.
첫 번째, 1백대 기업 모두가 국영기업이라는 점이다. 중국 경제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혼재된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 대부분이 중공업 분야의 기업이라는 점이다. 철강, 광업, 정유 관련 기업만 전체의 20%나 된다. 세계 5백대 기업 가운데 이런 업종에 속한 기업이 10% 정도라는 점과 비교되는 대목으로, 중국이 세계의 제조업 기지임을 실감케 한다.
반면에 유통업종은 66위에 랭크된 상하이의 넘버원 백화점 등 4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4개 회사의 매출을 합쳐도 월마트의 1%에도 못미치는 지경이다. 반면 세계 5백대 기업에서는 유통업종이 51개나 된다.
세 번째, 아직까지는 기업의 규모가 작은 편이다. 글로벌 500에 들려면 연매출액이 적어도 1백3억달러는 넘어야 했다. 반면 차이나 100에서는 100위에 든 기업의 매출액이 3억6천6백만달러에 불과했다.
네 번째, 중국인 가운데 적어도 5억명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농업관련 회사가 차이나 100에 하나도 들지 못했다. 이는 중국의 농업이 주로 저개발지역에서 소규모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섯 번째, 중국 1백대 기업들은 국제적으로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57위에 오른 하이얼은 냉장고 등 가전제품회사로, 85위인 칭타오는 맥주회사가 비교적 지명도가 있는 정도다.
그러나 38위의 충칭 창안 자동차나 86위의 동펑 자동차 등은 서구시장에서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이 지난해 11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함에 따라 중국 1백대 기업의 구성이나 규모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위해 2000년에만 2백억달러 상당의 주식을 외국 투자가들에게 매각했다. 이같은 변화가 얼마나 빨리 일어나느냐가 주목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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