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전쟁에서 승리한 미국 정부가 북한 등 이른바 ‘불량국가’들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재미교포들이 미정부의 강경일변도 대북 정책을 바꿀 것을 요구하는 집단 청원서를 제출해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9.11테러이후 미국의 거센 쇼비니즘적 분위기를 고려할 때 교포들의 이번 청원서 제출은 미국사회에서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감행된 용기 있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교포신문들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한인회 등 11개 교포단체들은 지난해 12월2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한인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조지 W. 부시대통령에게 한반도에 대한 평화정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하여 총 6천3백35명명의 교포로부터 청원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 교포단체는 이날 모은 청원서를 부시대통령에게 공식 발송했다.
이번 서명운동은 로스앤젤레스 한인회, 로스앤젤레스 한인상공회의소, 남가주기독교협의회, 나성(LA)한겨레동포연합, 범민련 재미본부, 재미동포서부지역연합회 등 11개 단체의 참여와 크리스천해럴드 등 30여개 단체들의 후원아래 이뤄졌다.
청원서에서 교포들은 ▲김대중 대통령이 주도해온 햇볕정책 및 김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에 체결한 6.15선언 ▲남북간 경제협력과 교류 ▲남북대화진전 등에 대대 미국정부가 지지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전임 클린턴 행정부시절에 맺은 북-미합의 수준을 준수하며 북미가 긴장완화를 위해 ▲인도적 대북식량, 의약품지원 증대 ▲한반도의 비핵화, 군축을 추진할 것도 요구했다.
하기환 LA한인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개선에 동포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하고 “평화분위기가 정착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서명운동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한반도에는 더 이상 전쟁이 없어야 한다”며 “우리 미주동포들은 조국의 평화문제에 대해 미국이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당당히 주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선주 LA한인인권문제 연구소장은 “이번 캠페인은 정치인 차원이 아닌 민족적 차원의 운동”이라고 언급하고 “이런 운동이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명진 한인상공회의소소장은 “미주상공인들과 각계각층의 단체들이 힘을 모아 민족적 화해와 협력을 위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서명운동에 참여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서명운동이 이민사회에 주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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