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동차를 필두로 혼다, 토요타 등 아시아 자동차 메이커들이 9.11 테러 이후 미국시장에서 판매율이 급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4일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 11월 전년동월대비 53%나 증가한 2만7천2백99대가 팔렸다. 이는 신형 소나타, 엘란트라, 산타페 등이 미국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현대자동차는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42%나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의 계열사인 기아 자동차도 신형 세도나 미니밴과 옵티마 세단 등이 호평을 받아 전년동기보다 34% 증가한 1만6천9백36대가 팔렸다.
미국 판매사상 최고의 해를 기록한 현대자동차의 이같은 선전은 미국계 메이커들이 무이자 대출 등 강력한 판매촉진책을 쓰고 있는 가운데 거둔 실적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는 현재 2001년형 XG300에 대해서만 무이자 대출을 하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들도 판매율이 늘어났다. 판매량에서 미국내 4위인 토요타는 3개 모델에 무이자 대출을 한 결과, 전년동월대비 9.7% 증가한 13만8천1백83대라는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도요타의 판매량 증가는 픽업트럭 툰드라와 SUV 하이랜더 등의 인기에 따른 것이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도요타는 작년 대비 7.5% 증가한 1백60만대를 판매했다. 미국내 5위 업체인 혼다는 무이자 대출을 하지 않고도 경트럭 판매가 24%나 증가하고 신형 SUV CR-V 판매가 58%나 급신장해 작년동월대비 12%의 신장세를 보였다.
일본 3위 업체인 닛산 자동차도 작년동월대비 6.9% 증가한 5만6천2백23대를 팔았다. 일본의 4위 업체인 미쓰비시 자동차는 작년동월대비 27% 증가한 3만3천60대를 팔아 미국에서 한 달간 판매한 기록으로는 최고였다. 이는 콤팩트 승용차 랜서와 SUV 몬테로의 수요증가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아시아계 자동차의 판매 호조로 지난 11월 아시아 자동차 메이커들의 미국내 시장점유율은 30.4%로 1.4% 포인트나 증가했다. 반면 미국계 메이커는 64.1%로 1% 포인트 줄고, 유럽계 메이커는 5.5%로 0.4% 포인트가 줄었다. 이처럼 아시아계 자동차가 미국내 시장점유율을 늘려간 것은 올해로 10번째에 이르고 있어,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는 무이자 대출까지 하지만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어 울상을 짓고 있다. GM은 11월 판매량이 13% 늘었고 포드도 4.4% 늘었지만, 크라이슬러는 도리어 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계 자동차 메이커들은 9.11 테러 이후 무이자 대출을 실시하면서 판매를 증진시키려 한 반면, 아시아계 자동차 메이커들은 몇 개 모델에 한정해 무이자 대출을 하면서도 미국 소비자들이 아시아계 자동차를 선호하는 추세에 힘입어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아시아차 메이커들이 미국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현상에 대해 캘리포니아 미래예측 회사인 넥스트트렌드 웨스 브라운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현재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베이비 부머 세대, X세대, Y세대 등은 모델 선택에서 미국제를 사야한다는 애국심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말해 미국차에 비해 한국 등 아시아차의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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