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국내총생산(GDP)이 수출 격감으로 지난 3분기에 연평균 11.1%나 줄어드는 등 싱가포르가 37년만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당초 3분기에 9.9% 감소할 것이라던 예상치보다 크게 낮은 것이며, 지난 2분기의 9.7%보다도 더욱 나빠진 수치이다.
싱가포르의 이번 위기는 미국등 서방시장에 대한 과도한 수출의존구조가 초래한 것으로, 중국 등 신흥시장 개척을 소홀히 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도 같은 위기구조에 함몰될 위험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어 시급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경제의 5분의 4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싱가포르 경제는 전체 수출량의 30%를 차지하던 최대수출국 미국의 불황이 심해지면서 반도체 등의 수출이 격감, 수출이 작년 대비 21.6%나 줄어들었다. 그 결과 지난해 9.9% 성장했던 싱가포르 경제는 올해 마이너스 3%를 기록할 것으로 싱가포르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싱가포르는 미국 정보통신업계의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2분기 이상 경기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초래한 가장 큰 사회문제는 실업 급증이다.
세계 3위의 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인 CSM 등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회사들은 생산라인을 가동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컴퓨터 네트워크 설치업체인 데이타그래프트 등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회사들은 매출이 줄어들면서 직원의 12%에 해당하는 2백3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연내에 2만5천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결과 싱가포르의 실업률은 2분기 2.6%에서 3분기에 3.8%로 증가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경제부양을 위해 1백13억 싱가포르달러(62억 달러)에 상당하는 개인 및 법인세를 감면하고 학교 및 병원을 신축하며, 27억 싱가포르 달러 어치의 이자 배당 주식을 상장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경기진착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별무효과다.
싱가포르는 제조업과 건축 등 산업 분야에서 2분기 21.1%의 마이너스 성장을 한 데 이어, 3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률이 24.1%로 한층 커졌다.
이를 산업부문별로 보면, GDP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제조업의 경우 27.9% 감소로 가장 충격이 컸다.
소매업과 여행업, 금융업 등 서비스 업종에서도 2분기의 연 3.7% 감소를 기록한 후 3.4분기에는 다시 연 4.4% 감소로 한층 상황이 악화됐다. 소매업종은 지난 분기 16.7% 감소했다.
싱가포르 기업들은 생산감소분만큼 탄력적으로 노동력을 줄이지 못해 인건비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정부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임금 삭감에 동의해주도록 노조를 설득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싱가포르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감소하면서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2분기에 작년대비 2년간 최저치인 0.5% 성장하는 데 그쳤고, 타이완은 2분기에 작년 대비 2.4%의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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