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출시된 '옴니아2'는 국내 출고가가 92만4000원(메모리 2GB), 96만8000(8GB)인 반면 유럽지역에서 옴니아의 출고가는 500달러 중반, 미국은 600달러 중반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1달러당 1200원의 환율을 적용하면 66~78만 원으로 국내보다 30%가량 싼 셈이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코비' 역시 국내 출고가가 65만 원인데 비해 지난해 9월부터 공급된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20만 원 대에 공급할 수 있는 것을 비롯해 대부분의 유럽 지역에서 30만 원 이하의 가격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에서는 출고가가 공개되지 않아 통상적으로 약정 등의 조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공기계'의 가격을 통해 출고가를 추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기계'의 가격이 실제 출고가와 거의 같거나 조금 싼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국내와 외국 소비자 사이에 가격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다.
▲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출시한 '옴니아2'와 '코비'. ⓒ삼성전자 |
이러한 차이는 삼성전자의 분기보고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국내 휴대전화 단말기 평균 판매가는 37만 원인데 비해 외국의 평균판매가는 약 13만6000원에 그쳤다.
삼성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코비'의 경우 유럽에서는 2G용으로 나온 반면 국내에서는 3G를 적용한 제품으로 세부 '스펙'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어 실제로 같은 제품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옴니아2'의 경우에서 국내용 제품에는 DMB 기능을 추가하고 내장된 기능에서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가격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통신사를 통해 보조금 등을 지급받아 구입하는 국내와 달리 외국에서는 단말기 구입 환경이 다르다"며 "실질적인 구매가를 고려하지 않고 출고가만을 1:1로 비교해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내 고객들이 단말기 가격을 할인받는 대가로 약정 기간과 요금제를 감수하는 등의 비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 차이를 설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 SK텔레콤 본사가 각 지역 총판에 공문을 보내 'T옴니아2'에 적용되는 요금제에 따라 판매수수료를 차등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수수료를 차등화하면 대리점에서는 높은 요금제로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가 늘어나 고객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삼성 측이 밝힌 '스펙' 차이 역시 가격이 최대 2배까지 벌어질 정도로 크지 않다는 견해도 있어 가격차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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