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LA 타임즈는 최근 9.11테러사건으로 지난 90년대 미국 경제의 호황의 호황을 이끌었던 민간 주도의 신경제 시대는 끝났으며 앞으로 국가 통제가 증가하는 ‘전쟁 경제’(War Economy)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보도, 관심을 끌고 있다.
LA 타임스는 '전쟁경제’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이에 동의하는 경제학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경제’가 도래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출신인 닐 소스는 "지난 10년간 우리는 적들을 모르고 살았는데, 적들이 우리를 마침내 발견하고 우리는 그들을 막아내는 데 엄청난 돈을 쳐들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비유했다.
골드만 삭스의 수석 경제분석가 윌리엄 더들리도 "미국경제에 상당히 심각한 구조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자유롭고 확대지향적인 경제의 움직임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LA 타임스는 미국테러사건 이후 미국경제가 각 산업별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면서 토요타 자동차는 조지타운 공장의 문을 닫아야 했고 제너럴 모터스와 포드 자동차등 미국의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미국과 캐나타, 멕시코에 있는 공장들을 임시 폐쇄했으며 항공사들은 파산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등 여러 가지 사례를 들었다.
주식시장은 미국 테러사건으로 직격탄을 맞은 분야다. 다우존스지수는 테러사건 이후 5일만에 14.3%나 빠져 지난 33년 이래 최악의 지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하반기 GDP 예상치를 하향조정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미국내에서는 금리를 인하하고 세금을 감면하고 정부지출을 늘리는 등 정부가 다각적 조치를 취하면 내년 봄 이후는 다시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주장과 경제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보는 측이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학자들은 어느쪽이 맞든 이전의 신경제와는 분명히 미 경제체제가 다른 모습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경제 움직임이 달라지는 양상으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경제에 대한 규제완화에서 규제강화로의 선회이다.
그동안 미국은 항공산업, 운수산업 및 금융, 통신과 에너지 분야 등에서 그동안 민간기업의 규제를 완화해 왔다. 하지만 골드만 삭스의 더들리는 “미국테러사건 이후 공공재의 경우 민간기업이 자율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다는 개념은 심각하게 재검토할 대상이 되었다”고 말한다.
대형항공사 스스로도 미국 정부가 보안에 책임지고 나서줄 것을 원하고 있다. 경제분석가들은 항공산업과 운수사업, 금융, 통신과 에너지 분야에서 규제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지출도 지난 90년대 사회보장보험과 의료보험 분야 등 사회복지분야외에서는 감소했다가 앞으로는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경제분석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90년대 IT(정보통신)혁명으로 수많은 기업이 생겨났지만 테러사건후 미국의 IT 업계는 냉전시대의 모습을 띄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법무부 관료로서 AT & T 독점을 정부가 해체하는 일에 주역을 맡았던 필립 버비어는 “통신분야에서 과거처럼 규모가 큰 것이 좋다”는 논쟁이 다시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로서는 거대한 단일 통신회사를 통해 국가보안을 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미국 테러사건 이후 적시 배달 체계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고개를 들고 있다. 어떤 재난이 닥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라 가격 등의 문제로 외국제품을 들여오는 것에 의존하는 것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여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적시 배달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한다는 조심스러운 태도로 돌아섰다.
세계화의 물결도 이제는 한계에 부닥친 느낌이다. 미국 등 선진국의 민간펀드가 남미, 아시아, 동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유입되는 양이 올해 3분의 1 이상이 줄어들 것이라는 보고서도 나왔다. 미국을 제외한 주식시장에서는 미국 테러사건의 여파로 1조5천억 달러 가량이 날아갔다.
이제 미국 정부는 국제적 동맹을 맺어 전쟁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제프리 삭스교수는 이러한 미국의 전략이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세계화 구도를 이끌어가던 힘(금융,IT세력)에 결정적 타격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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