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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없는 검찰, 원세훈·이석기 어떻게 다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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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없는 검찰, 원세훈·이석기 어떻게 다룰까?

[전망] <조선> 물먹이던 채동욱 사퇴에 박수칠 사람은 누구인가

현 정부 '실세' 및 <조선일보>와 갈등을 빚어왔던 채동욱 검찰총장이 사퇴하면서 각종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 및 공소 유지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채 총장이 지난 4월 4일 취임 후 현재까지 지휘한 수사는 모두 굵직한 건들이다. 먼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이 최대 관심 현안이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기소와 관련된 공소 유지가 제대로 될지 의문이다. 채 총장은 취임 직후 지지부진하던 이 사건 수사에 박차를 가했고, 청와대 및 법무부와 갈등까지 빚으면서 결국 지난 6월 원 전 원장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이후 원 전 원장에 대한 첫 공판에서 검찰은 "신매카시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공판 승리의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김용판 전 경찰청장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혼외자 보도' 전에 <조선일보>는 '채동욱 검찰'이 CCTV 녹취록을 위조했다는 의혹을 보도해 채 총장과 마찰을 빚었다. 결국 <조선일보>는 정정보도를 하는 '망신'을 당하고 만다. 애초 무리한 '채동욱 흔들기'였다는 말이 나왔다. 혼외자 의혹 보도는 <조선일보>의 자존심 회복을 위한 카드로 해석할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청와대, 법무부는 물론 보수 여론을 주도하는 언론인 <조선일보>까지 '물먹이며' 진행해왔던 원세훈, 김용판 공판을 진행하는데 있어 검찰의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족한 야당의 정치력을 메워왔던 검찰의 강한 의지가 꺾이면 당장 '국정원 사건'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한풀 꺾일 가능성도 있다.

▲ 채동욱 총장의 사퇴로 검찰이 흔들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원의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건 수사에 미칠 영향도 관심거리다. 검찰은 현재 이 의원에 대한 혐의 적용에 신중한 상황이지만, 채 총장 공석으로 '공안통'인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입김이 자연스럽게 세지면서 기류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검찰이 수사하던 전 정권 비리와 관련된 사건들도 문제다. 지난 10일 검찰은 105일간의 원전비리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제 2차관을 불구속 기소하고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주) 사장을 구속 기소하는 등 총 97명을 기소했다. 원전과 관련해 이번 수사처럼 광대한 커넥션이 수면 위에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이명박 정부의 원전 비리 수사와 비교도 할 수 없는 의지를 검찰이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이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을 뿐이다. 앞으로 갈길이 멀지만 이 역시 수뇌부가 사라짐으로 해 당분간 지지부진한 상태가 계속될 것이다. 비리 수사는 '타이밍'인데, 이를 놓치게 되면 그간 검찰의 노력이 빛을 잃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4대강 사업 비리 수사도 마찬가지다. 채 총장이 지휘하는 검찰은 4대강 비리와 관련해 '동시다발' 수사를 진행했다. 전반적인 담합을 넘어 정관계 로비 및 비자금 수사로 확장될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인데, 역시 '타이밍'을 잃게 될 우려가 있다.

채 총장의 '업적'으로 불릴만한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 건도 문제다. 일단 전 전 대통령 일가의 '항복 선언'은 받아냈지만 복잡한 추징 절차와 방법을 이끌어가야 할 '수뇌부'가 사실상 사라지게 됐기 때문이다. 새 총장이 들어온다고 해도 검찰총장추천위원회,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하면 빨라도 두 달 이상 걸린다는 게 정치권의 추정이다. 새 총장이 들어오더라도, 추징금 환수 및 전 전 대통령 일가 비리 혐의 업무 파악 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CJ그룹 이재현 회장 비자금 조성 사건도 채 총장이 일군 '쾌거' 중 하나이지만 역시 공소 유지가 제대로 될 지에 대한 우려가 만만치 않다.

'채동욱 혼외자 의혹'은 '공안파'를 위시한 보수 세력의 '채동욱 흔들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청와대 이정현 정무수석은 지난 6월 7일 국정원 사건 진상 규명을 요구하기 위해 청와대를 항의방문한 민주당 인사들에게 "채 총장은 이명박 정부가 지명한 검찰총장"이라고 말했었다. "우리도 통제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채 총장에 대한 불만이 다소 가미된 뉘앙스였다. 채 총장이 나가면 박수칠 사람은 도처에 깔려 있다. 그게 누구인지는 차차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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