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개편안의 핵심은 현재 6단계인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3단계로 개편한다는 것입니다. 현행 주택용 누진제는 6단계인데요. 1단계는 100㎾h 이하, 2단계는 200㎾h 이하, 3단계는 300㎾h 이하, 4단계는 400㎾h 이하, 5단계는 500㎾h 이하 6단계는 500㎾h 초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이것을 3단계로 개편한다는 것인데요. 그렇게 되면 1단계는 200㎾h 이하, 2단계는 600㎾h 이하, 3단계는 600㎾h 초과로 구분되게 됩니다. 문제는 이를 통해 계층별 전기요금이 어떻게 변화하느냐인데요. 3단계 몇 배율제로 할지에 따라 계층별로 영향이 많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2. 3단계 몇 배율제란 어떤 개념입니까?
⇨ 전기요금 단계란 누진단계를 말하는 것이고요. 배율제란 최저 구간과 최고 구간 사이의 단위당 요금 배율을 말합니다. 현행 전기요금 부과제도는 6단계 11.7배율제로 되어 있는데요. 이것은 누진단계가 6단계이고 최저 구간과 최고 구간 사이의 단위당 요금 배율이 11.7배라는 것을 말합니다. 지난해 한국전력은 6단계 11.7배율제를 3단계 3배율제로 바꾸자는 주장을 한 바 있습니다.
3. 현행 전기요금제를 3단계 3배율제로 바꾸게 되면 계층별로는 어떤 영향을 받게 됩니까?
⇨ 제가 몇 가지 가정을 추계한 바에 따르면 현행 제도를 3단계 3배율제로 바꿀 경우 한 달에 200kwh 이하를 쓰는 가구의 전기료는 평균적으로 6000원 이상 오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200~400kwh를 쓰는 가구의 전기료는 1만 3000원 이상 오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4. 3단계 3배율제가 시행될 경우 전기요금이 내리는 가구는 어떤 가구들입니까?
⇨ 3단계 3배율제가 시행되면 한 달에 400kwh 이상을 소비하는 가구의 전기요금은 내려가게 됩니다. 구간별로 보면 한 달에 400~500kwh를 쓰는 가구의 전기료는 9600원 정도 내려가고요. 한 달에 500kwh 이상을 쓰는 가구의 전기료는 7만 4000원 정도 내려가게 됩니다.
5. 3단계 3배율제는 현행 제도보다 중하위 계층의 전기요금 부담을 6000원~ 1만 3000원 올리고 중상위 계층의 전기요금 부담을 1만원~ 7만원 내리게 되는데요. 만약 새누리당이 이런 안을 추진하면 서민들이 강하게 저항하지 않을까요?
⇨ 이 안은 지난해 한국전력이 검토한 안입니다면 '부자감세, 서민증세와 유사한 성격'을 띄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쉽사리 채택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보다 현실적인 안으로는 3단계 6배율제가 있는데요. 이 제도를 시행하게 되면 3단계 3배율제보다는 양극화 위험이 더 줄어듭니다.
▲ 새누리당은 지난 21일 당정협의를 거쳐 전기요금 개편안을 내 놓았다. 사진은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 ⓒ연합뉴스 |
6. 만약 새누리당이 3단계 6배율제를 시행하게 된다면 각 계층에는 어떤 영향이 있게 됩니까?
⇨ 현행 제도를 3단계 6배율제로 바꿀 경우 한 달에 200kwh 이하를 쓰는 가구의 전기료는 1400원 정도 오를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또 200~400kwh를 쓰는 가구의 전기료는 9500원 오를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7. 역시 3단계 6배율제에서도 전기요금이 내리는 가구가 있겠지요?
⇨ 3단계 6배율제가 시행되면 역시 한 달에 400kwh 이상을 소비하는 가구의 전기요금은 내려가게 됩니다. 구간별로 보면 한 달에 400~500kwh를 쓰는 가구의 전기료는 5500원 정도 내려가고요. 한 달에 500kwh 이상을 쓰는 가구의 전기료는 4만 4000원 정도 내려가게 됩니다.
8. 한국전력 통계에 따르면 한 달에 200~400kwh를 쓰는 중간층 가구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데요. 이들의 전기요금은 어떻게 달라집니까?
⇨ 3단계 3배율제를 도입하면 이들 가구의 전기요금은 평균적으로 1만 3000원 오르고, 3단계 6배율제를 도입하면 이들 가구의 전기요금은 평균적으로 9500원 오릅니다.
9. 그렇다면 전기요금 개편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계층은 전기소비가 가장 많은 계층이군요?
⇨ 그렇습니다. 전기소비가 가장 많은 계층인 500kwh 이상을 소비하는 계층의 전기료는 큰 폭으로 내려갑니다. 이들 계층은 3단계 3배율제를 도입하면 한 달 전기요금이 7만 4000원 내려 가고, 3단계 6배율제를 도입하면 4만 4000원 내려 가게 됩니다.
10. 3단계 3배율제와 3단계 6배율제 모두 '부자감세, 서민증세와 유사한 성격'을 가지는데요. 바람직한 전기요금 개혁방안은 어떤 겁니까?
⇨ 누진세 구간을 줄이면 줄일수록 또 최고구간과 최저구간 단위당 요금 배율을 줄이면 줄일수록 '부자감세, 서민증세의 성격'은 강해집니다. 따라서 바람직한 전기요금 체계를 만들려면 6단계 11.7배율제에서 6단계 6배율제로 일단 조정하고 나서 점진적인 개편을 시도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그래야 서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전기요금 개편을 무리없이 해 나갈 수 있을 겁니다.
11. 일부 사람들은 저소득층의 낮은 전기요금이 이들의 전기 과소비를 부추킨다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근거가 있는 주장입니까?
⇨ 전혀 근거 없는 주장입니다. 지난해 한전이 발표한 전기사용량 통계를 보면, 저소득층은 전력 과소비와 전혀 무관합니다. 2011년 8월과 2012년 8월 사이 500kWh 이상을 소비한 고소득층이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에서 7.5%로 2배 이상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100kWh 이하를 소비한 저소득층 비중은 13.7%에서 13.4%로 0.3% 포인트 낮아지는데 그쳤습니다. 전기 과소비는 고소득층의 문제이지 저소득층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12.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나요?
⇨ 한국전력 통계를 보면 2005년 이후 지난 7년간 총발전량이 36% 증가할 때 판매량은 40% 증가했는데요. 용도별로 보면 이 기간 주택용 전기 소비가 26% 증가했고 산업용 전기 소비가 48% 증가했습니다. 즉 지난 7년간 총발전량이 36% 증가할 때 산업용 전기 소비가 48%나 증가해서 산업용이 전력대란의 주요 요인이 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3. 산업용 전기 소비 증가율이 유난히도 크게 나타난 이유는 어디에 있나요?
⇨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유난히도 제조업 비중이 큰 나라인데, 제조업이 전기수요가 많은 산업이고, 특히 석유화학, 1차금속, IT산업의 전기수요가 엄청나게 많은데 지난 10여년간 우리나라에서 IT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이 분야 전기소비가 매년 26%나 급증해서 전력수급대란의 주요 요인이 되었습니다.
14. IT 제조업이 성장해서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나, 어쨌든 이것이 전력대란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면 대책이 필요할 듯합니다.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까요?
⇨ IT 제조업의 전력소비가 급증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들더러 가동을 줄이라고 할 수는 없고, 대신 다른 분야에서 전기소비를 줄여주되 전기 많이 쓰는 IT업체들이 전기소비를 자제하는 계층에 그만한 보상을 하는 방안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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