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일(51) 서울중앙지검장과 김홍일(57) 부산고검장, 이창세(51)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등 사법연수원 15기 출신 검찰 고위간부 3명이 1일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채동욱 검찰총장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검찰 고위간부들이 잇따라 물러나기로 하면서 향후 검찰 인사 폭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 지검장은 이날 A4 용지 한 장짜리 자료를 내고 "그동안 정들었던 여러분께 작별을 알린다. 새 총장님을 모시고 다시 출발하는 지금이 물러나기에 가장 좋은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지검장은 "그동안 수차례 사의를 표했던 것처럼 마음을 비운 지 오래됐고, 검찰에 남아 더 근무하는 것보다는 자리를 비워주는 것이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걸로 생각한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최 지검장은 대검 과학수사기획관, 수원지검 1차장, 서울중앙지검 1차장, 법무부 검찰국장을 역임하고 2011년 8월부터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으면서 최태원 SK회장 형제, LIG 그룹 오너 일가 등을 기소했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 수사,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재수사 등에서는 '봐주기 수사'를 했다며 야권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기도 했다.
TK(대구·경북)-고려대 출신인 최 지검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검찰 요직 '빅4' 중 가장 비중이 큰 서울중앙지검장에 올라 한때 차기 총장 후보로도 꼽혔으나 부실수사 지휘책임으로 부담을 안은 끝에 검찰을 떠나게 됐다.
최 지검장과 동기인 김홍일 부산고검장도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사의를 표명했다.
김 고검장은 '하늘이 큰일을 맡기고자 하면 먼저 그 마음과 뜻을 흔들어 괴롭힌다'는 맹자의 글을 인용, 시련을 겪은 검찰조직이 도약하기를 기원했다.
김 고검장은 대표적인 강력·특수통으로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 대검 중수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 BBK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중수부장으로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진두지휘하면서 저축은행들의 거대 비리를 파헤치는 물꼬를 텄다.
이창세 출입국본부장도 역시 이프로스를 통해 사의를 밝혔다.
이 본부장은 대검 과학수사기획관, 대검 감찰부장, 창원지검장, 서울북부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앞서 채 내정자와 동기인 노환균 법무연수원장이 지난달 28일 사퇴한 데 이어 김진태 대검 차장도 3일 퇴임한다.
이에 따라 채 총장 내정자와 동기인 연수원 14기는 모두 사퇴하게 됐으며, 15기 중 고검장급으로는 길태기 전 법무부 차관, 소병철 대구고검장만 남게 됐다.
이에 따라 오는 9~10일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검사장 인사에서는 16기 중 상당수가 고검장에 승진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장에도 16기가 보임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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