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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문화재 돌본다는 자부심 하나로 뭉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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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문화재 돌본다는 자부심 하나로 뭉쳤죠”

[동행취재] 안동 문화재 돌봄사업단 활약상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이 겨울의 시작을 알려주고 있다. 경북 북부권의 곡창으로 이름난 탁 트인 풍광의 풍산들을 지나 하회마을로 접어든다.

초가집과 기와집이 즐비하고 예스런 돌담길이 펼쳐지는 하회마을에서는, 골목 어귀에서 손 흔들며 반겨줄 할머니가 금방이라도 나올 듯한 정겨움을 늘 느끼게 된다.

하회마을은 한국의 미와 전통이 살아있는 역사마을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기도 하다.

우선 하회 양진당과 충효당을 둘러보고 이른바 남촌댁으로 불리는 염행당고택으로 향했다.

마을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길을 중심으로 북촌과 남촌으로 나뉘는데, 이곳 염행당고택은 남촌을 대표하는 고택이다.

고택 마당으로 들어서자 같은 유니폼을 맞춰 입은 사람들이 담장보수와 창호지 도배 작업에 여념이 없다.

사단법인 한국선비문화수련원 사람들이다.

무더웠던 지난 여름, 이곳 하회마을에서 만났던 바로 그 사람들이다.

살인적인 무더위 속에서도 문화재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기와를 보수하던 문화재 돌보미들이다.

다시 만나니 반갑고 더 밝은 모습으로 반겨준다.

▲지난 여름 돌봄사업단이 하회마을 염행당 고택 기와를 수리하는 모습 ⓒ돌봄사업단

한국선비문화수련원에는 이들 경미보수팀 외에도 모니터링팀, 일상관리팀, 행정팀 등 50명이 넘는 사람들이 문화재 돌봄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돌보미들이 관리하는 문화재는 다양하다.

국보와 보물, 국가민속문화재, 천연기념물 등 국가지정문화재와 유형문화재, 기념물, 문화재자료 등 시도지정문화재, 등록문화재, 그리고 보존가치가 큰 비지정문화재 등을 포함해 총 437곳이 한국선비문화수련원의 관리대상 문화재다.

우리나라에서 문화재 돌봄사업이 시작된 지 8년이 흘렀다.

문화재 돌봄사업은 2009년 문화재 복권기금법 제정에 따라 2010년 첫 사업으로 문화재 예방관리 시책 사업인 문화재 돌봄사업이 시작됐다.

돌봄사업은 문화재 현장관리를 통해 문화재의 훼손을 사전에 방지, 관람환경을 개선하고 경미한 문화재 훼손 사항에 대해 신속히 복구하는 사전 예방적 관리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사후 보수 정비 부담을 줄인다는 목적이다.

또 취약계층의 인력을 활용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설명이다.

취지가 좋다보니 2010년 경상북도 등 5개 광역시·도에서 시범적인 문화재 상시관리 사업으로 시작한 것이 2011년 8개 시도로, 2012년에는 11개 시도로 확대돼 왔다.

초창기엔 문화재와 주변 환경정화 위주였던 사업이 2013년 특별관리 사업과 통합되면서 전국 17개 시도에서 전면적으로 시행됐고, 2014년도부터는 시도 지정문화재까지 대상이 확대됐다.

2018년에는 전국 21곳의 돌봄사업단이 각 지역의 문화재 예방관리에 힘쓰고 있다.

모니터링은 체계적인 문화재관리를 위한 기초자료를 만드는 활동이다.

문화재 상태를 모니터링 한 후 데이터에 기초한 모니터링보고서를 작성하고 결과에 따라 조치가 이루어진다.

가벼운 수리인 경우 경미보수팀과 연계해 수리 방향을 제시하고 그 결과를 점검한다.

경미수리가 어려운 경우 관계기관이 복구 대책을 수립하도록 기초자료를 제공한다.

일상관리는 제초 및 제설, 벌집제거, 거미줄제거, 실내외청소, 배수로 청소, CCTV 및 소화기 점검, 안내판 청소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문화재가 깨끗이 유지되도록 한다.

경미보수는 기와, 벽체, 기단, 석축, 담장, 배수로, 마루, 창호 등에 가벼운 훼손이 생겼을 때 신속히 복구해 원형을 유지하는 활동이다.

돌보미들이 일하는 모습은 자부심에 차있다.

소중한 문화재를 다룬다는 뿌듯함에 일을 척척 해내고 함께 해야 할 일에선 손발도 잘 맞는다.

4~5명이 한 팀을 이뤄 지정된 권역의 문화재에서 미장, 목공, 예초, 실내외청소, 소화기 점검 등을 한다.

이들이 현장에 도착해 일을 마무리하는 과정은 분업과 협업의 표본을 보여준다.

현장에서 만난 서광호 팀장은 “문화재돌봄사업은 문화재 예방체계를 구축해 보존과 관람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으로 정부의 행정·재정적 지원이 확충돼야 한다”며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문화재를 후손에 온전히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화재 돌봄법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돌보미들은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 개인이나 단체의 자산이 아니라 공공의 자산이자 인류공동의 유산인 문화유산이 보다 잘 관리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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