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디지털 레볼루션(Digital revolution)'이다.
첫째, '플랫폼(platform)'이다. "세계 최대의 택시 회사인 우버는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가 한 대도 없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미디어 기업인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소매업체인 알리바바에는 물품 목록이 없다. 그리고 세계 최대의 숙박업체인 에어비앤비는 부동산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2015년 3월, 전략가 톰 굿윈)
둘째, '머신(machine)'이다. 체스 그랜드마스터인 에드워드 라스커가 언젠가 말했다. "체스의 별난 규칙들은 오로지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것인데 반해, 바둑의 규칙들은 너무나 우아하고 유기적이고 논리적이어서 우주 어딘가에 지적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들도 바둑을 두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인공지능이자 기계인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다. "여러 가지 바둑적 경험이 있었지만 이렇게 심한 압박감과 부담감을 느낀 적은 없었습니다. 그것을 이겨내기에는 저의 능력이 부족했습니다."(이세돌)
셋째, '크라우드(crowd)'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연간 연구개발 예산이 52억 달러에 이르고, 미국 내에서만 마케팅에 3억 9,300만 달러를 쓰는 기업이다. 그런데 2015년 일반적인 얼음과는 조금 다른 '너깃 얼음(nugget ice)'을 구상하고, 설계하고, 판촉하는 데 낯선 사람들과 협력하기로 했다. 왜 그래야만 했을까.
모든 기업과 산업에는 머신, 플랫폼, 크라우드에 대응하는 것이 있다. 머신 지능과 대응 관계에 있는 것은 인간의 '마음(mind).' 플랫폼은 '생산물(products).' 크라우드는 조직의 '핵심 역량(core)'이다. 전작 <제2의 기계시대>로 인간과 기계의 공생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안겨준 두 저자 앤드루 맥아피와 에릭 브린욜프슨이 이번에는 "최근의 기술 변화로 기업이 마음과 기계 사이, 생산물과 플랫폼 사이, 핵심 역량과 군중 사이에 균형을 이루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납득시키려 시도했다.
불은 사람과 집을 태우기도 했지만, 조명과 난방과 화식을 가져다주었다. 같은 맥락에서 머신 등의 변화가 가져올 미래도 인간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권력과 부를 집중시킬 수도 있고, 의사결정과 재산을 분산시킬 수도 있다. 영감과 목적의식을 불어넣는 일터를 조성할 수도 있고, 탐욕과 두려움이 팽배한 일터 분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다. 결국은 사람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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