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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 공무원들 70% "참고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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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 공무원들 70% "참고 넘어간다"

'신고한다' 응답은 2.9%…2차 피해도 빈번

중앙정부 18개 부처에서 이틀에 1명씩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겪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 가운데, 국민연금공단은 성희롱과 성추행을 한 가해 직원을 옹호하는 등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가한 정황이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23일 전주 국민연금공단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공단에서 성희롱과 성추행 가해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과 (피해자의) 2차 가해 방지책이 전혀 없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남 의원은 국민연금공단 성희롱 사건에 대한 제보를 소개하며 "최고위 관리자의 위치에서 하급 여직원을 업무상 위력으로 추행을 하였는데 정직 1개월밖에 받지 않았다"고 솜방망이 처벌을 지적했다.

또한, 남 의원은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징계위원회에 소속했던 직원이 가해자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등 2차 피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남 의원은 "징계위원회에 소속한 B 지부장은 소속 지사 직원들 앞에서 '들어보니 성추행이 아니더라'는 식의 이야기를 소속 직원들 앞에서 했다"며 "또한 가해자는 피해자의 동의 없이 성추행 장면이 담긴 주점에서의 영상을 증거로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불미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사건을 보고받고 즉각 징계위원회를 열 것으로 요구했으나 2차 징계가 예상보다 낮아서 재심을 열도록 했는데, 외부전문가가 원심을 유지하자는 견해를 내서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추가적인 이야기가 나온 만큼 다시 한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공무원, 3년간 652명 성희롱·성폭력 피해... 이 중 69.9%가 "그냥 참고 넘어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정춘숙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공공기관 성희롱·성폭력 실태 온라인 설문 조사 분석 결과(2015~2017년 기준)'에 따르면 18개 정부 부처 공무원 중 652명(6.8%)이 성희롱·성폭력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희롱·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69.9%인 456명은 이후 대처로 '그냥 참고 넘어간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직장 내 동료나 선후배에게 의논한다'가 21.5%, '직장상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가 4.6%로 나타났다. '직장의 고충상담원이나 관련 부서에 신고하고 도움을 요청한다'는 가장 낮은 수치인 2.9%에 불과했다.

직장에서 성희롱·성폭력을 겪은 피해자들이 있더라도 신고율이 저조하고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그냥 참고 넘어간다'고 답한 이유는 국민연금공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2차 피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같이 성희롱·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를 신고하더라도 가해자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복귀하거나, 내부의 동료들로 인한 2차 피해를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사혁신처가 제출한 최근 3년간 ‘성비위 징계현황’에 따르면 성폭력·성희롱으로 징계받은 공무원은 84명으로 전체 공무원 대비 0.3%에 불과했다. 이는 성희롱·성폭력 피해 응답률(6.8%)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정춘숙 의원은 "성희롱·성폭력 문제에 앞장서나가야 할 중앙정부에서, 이틀에 한 명꼴로 성희롱·성폭력 직접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은 상당히 문제"라며 "실제 징계로 이어진 비율(1.2%)보다 실태조사 피해응답률(6.8%)이 차이나는 것으로 보아 대다수가 피해사실을 드러내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조직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 점검을 위한 여성가족부의 컨설팅 및 현장조사가 적극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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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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