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11일 전원 교과위원직을 사임하겠다면서 사실상 야당 교과위원의 일부 교체를 요구했다.
한나라당 교과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교과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는 등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에 법안을 한 건도 처리하지 못한데 책임을 지고 전원 교과위원직을 사퇴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민주당의 독선적 교과위 운영을 막지 못한 우리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그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민주당도 교과위원 바꿔라"…교과위 파행 장기전 돌입하나
현행 국회법상 모든 의원들은 적어도 1개 이상 상임위원회에 소속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이들이 교과위원을 사퇴해도 '사임과 보임' 규정을 통해 다른 위원회로 가야 하며, 또한 다른 위원회 위원들이 교과위로 새로 들어와야 한다.
결국 이같은 주장은 사실상 이종걸 위원장 등을 포함한 야당 교과위원들의 전면적인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 간사인 임해규 의원은 "김부겸 위원장 때는 그래도 의사 소통은 됐었다. 그런데 지금 (이종걸) 위원장은 의사소통도 안된다"며 "야당도 교과위원들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안상수 원내대표에게 아침에 보고했다. 안 원내대표도 위원들의 사보임 건의에 대해 일정부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안상수 원내대표가 야당 원내대표와 만나서 교과위 파행을 해결해달라는 촉구의 의미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임 의원은 "교과위 파행과 관련해 해결의 기미가 보인다면 사퇴한 교과위원들 중 책임 있는 (간사 등) 몇몇 의원을 뺀 일부는 복귀할 수 있겠지만 전부다 복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너무 멀리 나와버렸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쟁점 법안이 야당의 반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당장 내년에 교육감 선거를 치르기 위한 교육감, 교육위원 선거법을 개정해야 하고, 교원평가법 논의도 이어나가야 하는데, 예산안과 몇몇 쟁점 법안에 반대하며 전체 교과위 운영을 방해하고 있다"며 민주당을 거듭 비난했다.
현재 교과위는 환경노동위원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와 함께 예산안 예비심사를 마치지 못한 상태다. 민주당 소속인 이종걸 위원장은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의 수능성적 공개 등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면서 지난달에는 예산 심사를 사실상 보이콧 했다.
정부의 후퇴한 외국어고등학교 개선안, 취업후 학자금 상환 제도 관련 예산 등이 핵심 쟁점이었던 교과위는 최근 '서울대 법안화 논란'까지 겹치며 야당의 공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여기에 한나라당의 집단 사임 사태로 교과위 파행은 장기화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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