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 경선이 초반부터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민주통합당을 겨냥한 이른바 '공천헌금' 사건이 터져 나왔다.
검찰, '민주당 공천헌금' 의혹 있다며 4명 체포하고 구속영장 청구
검찰이 27일 친노 성향의 인터넷 방송인 '라디오 21'의 양경숙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양 전 대표는 공천헌금 명목으로 총 4명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에 앞서 지난 15일 양경숙 씨와 서울시내 모 구청 산하단체장 이모 씨, 세무법인 대표 이모 씨, 사업가 정모 씨 등 4명을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양 씨 외의 3명에 대해서도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양 씨에게 공천헌금 명목으로 수십억 원을 건네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한국일보>는 검찰이 투자자 2명이 하고 다니는 말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A씨의 공천을 위해 양 씨에게 수십억 원을 줬는데 정작 A 씨는 공천도 받지 못하고 별도로 투자 수익도 받지 못했다고 불평하고 다녔다는 것이다.
특히 신문은 "검찰이 수십억 원의 행방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 돈이 라디오 21쪽으로 들어간 후 다른 곳으로 빠져나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또 양 씨에게 돈을 건넨 A 씨 등으로부터 양 씨가 민주당의 실세 정치인을 언급하며 공천을 약속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이 노리고 있는 것은 양 씨가 아닌 이 돈의 최종 도착지라는 풀이가 가능하다.
민주 "검찰, 양경숙으로 새누리 불법 비리 물타기"
양 씨는 그러나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공천헌금이 아니라 투자계약이었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도 연관성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정성호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검찰은 언론에 '공천헌금'을 언급하면서 양경숙 본부장과 민주당의 공천 거래 의혹을 기정사실화 하려 하고 있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양경숙 본부장은 당사자간 투자 약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 진위는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겠지만, 이 사건은 민주당과는 더구나 공천과는 관계가 없는 개인 비리 의혹 사건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검찰은 엉뚱한 곳에서 숭늉 찾지 말고, 기존의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과 현기환 전 의원의 공천장사 사건, 최근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검찰은 양경숙 사건으로 새누리당 불법 비리 사건을 물타기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공천 비리라면 A 씨가 어디 공천을 신청했는지, 지역구인지 비례대표인지 수준의 기본 팩트라도 나와야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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