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중 울릉도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기상 상황이 허용되면 독도도 함께 방문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이날 울릉도, 독도 방문에는 유영숙 환경부 장관과 최광식 문화부 장관, 소설가 이문열, 김주영 씨가 동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독도가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히 한국의 영토라는 것을 대외에 천명하는 의지의 반영이라는 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앞서 일본 언론이 정부 당국자 등을 인용해 "한국이 일본에 독도를 방문한다고 통보했다"는 취지로 보도한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일본이 장난을 치는 것 아니냐. 우리가 우리 땅을 방문하는데 일본에 보고할 이유라도 있다는 거냐"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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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한일군사협정 실패 해소 등 다각적 포석 있는 듯
이번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다각적인 포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독도 문제에 너무 미온적인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시달렸다.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 등은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건의한 적도 있다. 이처럼 청와대 정부가 독도 문제를 미온적으로 대응할 때,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6일 발간한 외교청서를 통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도발 행위를 해 왔다.
이 외교청서에는 "한일간에는 독도를 둘러싼 영유권 문제가 있지만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히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한국 각료와 국회의원의 독도 방문 및 한국에 의한 독도 및 주변 건조물 구축 등에 대해선 한국 정부에 여러 차례 항의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후 민간 차원에서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을 박는 일, 교과서에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이 있었고, 지난달 31일 일본 정부는 2012 방위백서를 발간해 독도 영유권을 재차 주장했다.
심지어 지난 8일 주한 일본대사관이 외교통상부에 전화를 걸어와 "2012년판 외교백서에 다케시마(竹島)를 한국 영토로 표현한 것은 일본 견해와 맞지 않다"고 항의까지 했다. 일본이 한국의 외교백서 내용에 항의한 것은 처음이다.
결정적인 이유는 지난 6월 26일 우리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포괄협정' 처리에 실패한 뒤 여론이 악화된 데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해 온 '한미일 삼각동맹'의 절차상 핵심 고리가 깨지면서 남은 임기 동안 일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이처럼 수세에 몰렸던 이명박 정부가 그간 독도 문제에 미온적이었다는 비판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이벤트'로 해석된다. 게다가 시기상으로 8.15를 앞두고 있다. 내일 새벽에는 올림픽 축구 동메달을 두고 세기의 한일전이 예정된 상황이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최초 방문"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쥘 수 있다.
일본 측은 당장 "한일간 긴장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일본 <지지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한국과 일본이 영유권을 다투는 독도를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면서 "한·일관계의 긴장이 불가피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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