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포털사이트 인크루트는 7일 '2009년 취업시장 10대 뉴스'를 선정해 발표했다. 1위는 공공기관과 일부 대기업에서 시행한 '잡 셰어링'이 뽑혔다. 잡 셰어링은 기존 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시간을 단축해 그만큼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기존 노동자의 희생보다는 신입사원의 초임을 삭감해 인턴과 같은 단기 일자리 만들기 형태로 나타나 본질을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인쿠르트에 따르면 대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초임은 지난해보다 162만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인턴 채용'이 뽑혔다. 인크루트가 지난 8월 상장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정규직 일자리는 13.3% 줄어들고 인턴은 85.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시행한 행정인턴·청년인턴 제도는 당장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구직자들에게 자구책이 되었다는 평가와 복사·심부름 등 단순 업무에 치중되어 있고 실질적인 청년 실업난 해소책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 잡 셰어링, 청년인턴, 유학파 취업 유턴 등 올해 채용시장의 10대 뉴스는 고용 한파를 그대로 보여주는 '우울한 뉴스'들이 상위를 차지했다. ⓒ뉴시스 |
3위는 '유학파 취업 U턴'이 차지했다. 미국에서 전 세계로 퍼져 나간 경제위기는 고용시장의 동반 침체를 불렀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지난 5월 외국 대학을 졸업한 유학생 구직자의 국내 이력서 등록 건수가 지난해보다 5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아 지역 유학생들의 등록 건수는 97.9%가 증가해 북미(50.2%)나 유럽·오세아니아(46.2%)를 크게 앞질렀다.
4위와 5위는 각각 '30대 신입구직자 등가'와 '채용시장 바닥론'이 차지했다. 인쿠르트가 자사 사이트 구직현황을 분석한 결과 30대 입사지원자 비율이 지난해 13.6%에서 19.0%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을 미루는 취업자 증가와 연령차별금지법 시행에 따른 효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12월부터 5월까지 계속 감소하던 취업자 수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바닥을 쳤다'는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취업효과의 대부분이 청년인턴·희망근로 일자리를 살피면 성급한 판단이라는 반론도 여전하다.
취업에 '올인'하는 대학가의 풍속도도 심화되고 있다. 인크루트는 '대학생 낭만 실종, 스펙 쌓기 올인'을 6위로 꼽으며 대학생들에게 취업이 지상과제가 되고 있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트루크가 지난 여름방학 직전 조사한 결과 불황과 경제침체에도 18.6%의 구직자가 어학연수를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할 의지가 없거나 장기간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니트(NEET)족'이 전체 청년층의 3분의 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며 7위를 차지했다.
인크루트가 발표한 10대 뉴스에는 이 밖에도 고용서비스 시장 확대, 신입 채용감소 및 경력직 채용 확대, 취업 사교육 시장 침체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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