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의장은 삼성그룹 내 자금 흐름을 꿰고 있는 재무전문가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측근이다. 이 부회장 다음 자리, 즉 삼성 '2인자'로도 꼽힌다.
이런 그가 법정 구속 여부를 놓고 다투게 된 건, 불법적인 노동조합 와해 공작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공형사부(김수현 부장검사)는 7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이 의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와 전략기획실, 미래전략실 등 그룹 콘트롤타워 임원을 거쳐 2012년부터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CFO)을 지냈다. 그리고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이 의장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가 설립된 2013년 이후 이른바 '그린화 전략'으로 불리는 노조와해 공작을 보고받고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군사정부 시절, 운동권 학생을 강제징집해서 폭력과 협박으로 사상 전향을 강요했던 '녹화사업'과 이름 및 실체가 유사한 공작이다. 한자 '녹'을 영어 단어 '그린'으로 바꿨을 뿐이다.
검찰은 지난 6일 이 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노조와해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해 추궁했다. 지난 7월 초 삼성전자 본사 경영지원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이 의장의 집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지에 포함하기도 했다.
검찰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이 그룹 미래전략실과 함께 기획 폐업, 재취업 방해, 노조원 불법사찰 등 노조와해 공작을 기획해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에 내려보낸 정황을 다수 확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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