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공사(kamco, 이하 캠코)가 개발비를 선투자하고 임대사업을 통해 개발비용을 회수해가는 방식의 남구청과 캠코간의 남구청사 위수탁 개발사업이 사실상 파탄에 이르면서 남구 재정의 ‘블랙 홀’ 위기 까지 거론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남구청은 전 최영호 청장 재임 시기인 지난 2011년 1월, 캠코와 ‘광주광역시 남구 종합청사 건립에 따른 공유재산관리 및 개발 위탁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양측이 합의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캠코가 청사 리모델링 비용을 선투자하고, 위탁기간인 22년 동안 청사 임대사업 수익으로 투자비용을 회수해가는 내용이 핵심 골자로 돼있다.
금액으로는 리모델링 총 건축 원가 302억 원과 302억 원에 대한 22년간의 이자(계약 당시 4.65%)를 합산한 총 원리금 및 개발보수비, 관리 수수료를 포함한 예상 액 594억원 상당을 계약기간 동안에 임대사업을 통해 캠코가 회수해가는 상환조건이었다.
계약 당시만 해도 양측은 이 개발사업계획이 순항을 할 것으로 기대했고, 남구는 개발 원리금의 무난한 상환은 물론 개발로 인한 청사 재산가액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그러나 이 청사진은 첫 단계부터 얼룩지기 시작했다. 임대사업이 분양률 저조로 부실에 빠지면서 사업수지 예상이 크게 빗나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환액이 임대수익으로 해가 갈수록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이자가 체증되면서 늘어나는 충격전이 사태가 빚어졌다.
지난 2014년 325억 9천만 원에 달했던 상환액이 2017년엔 347억 8천만 원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임대사업 부실 추세가 계속 진행된다면 22년 후 예측된 상환액 594억원 또한 눈덩이처럼 그 액수가 늘어날 것이 불 보듯 빤한 위기 상황에 처한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당시 양측이 합의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개발사업에 따른 위험부담의 주체는 수익귀속의 주체인 남구청”으로 명기돼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개발사업 파탄 가능성이 갈수록 짙어지고 투자금 환수가 어렵다고 판단한 캠코가 먼저 선제공격에 나섰다.
지난 6월 남구에 리모델링 비용 상환 검토 공문을 발송했다. 임대사업으로 회수할 수 없는 투자 손실액 282억원 상환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남구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라 임대사업에 따른 모든 권한과 책임이 캠코에 있다며 공공감사를 청구하고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캠코 역시 공익을 추구해야 할 공공기관이긴 하지만, 양 측이 법정에 갔을 때 남구청이 꼭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법률 전문가들의 예측도 제기되고 있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남구청사 개발사업에 대한 언론 보도들이 잇따르면서 남구 주민 여론은 현재 격앙된 분위기다.
남구에서 마을 기업 관련 일에 종사하는 A씨는 “곪은 것이 지금이라도 터진 게 다행이다” 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구 의회가 특별위원회라도 구성해 진상을 파악하고, 현 집행부와 함께 시급하게 대안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실내포장마차를 운영하는 남구 주민 B씨는 “결국 구 재정 손실로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안길 수밖에 없는 사태가 터졌다”며 “전임 청장은 물론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임 최영호 청장 재임 중에 빚어진 일이긴 하지만, 불가피하게 캠코와의 계약갱신 또는 법정투쟁이라는 두 가지 갈림길에 놓인 김병래 청장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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