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명 파문' 등으로 인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논란이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일선 부처를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가 정책 발표를 할 때 정무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사항은 사전에 총리실과 면밀히 협의해서 발표를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좋은 정책도 충분한 검토없이 불쑥 내놓으면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관련 부처와의 협의하고 총리실과의 사전 조율을 거친 후 어떤 방법으로 발표할지 면밀히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한일 군사정보협정을 긴급 안건으로 국무회의에 상정하는 등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 없이 처리할 일이 아니었다"고 지적한 바 있지만 이날은 '각 부처'를 콕 찍어 말한 것. 청와대의 책임은 빠진 것이다 .
하지만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얘기를 한 것은 아니고 소규모 학교 통폐합, 당직전문의제 등 최근 문제가 됐던 정책들을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오늘 국무회의에서 한일 정보보호협정 문제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의 말대로라면, 전국가적 관심사인 이 문제를 국무회의 석상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번 파동에 대한 책임 소재 규명을 하고 있냐'는 질문에 "일이 있으면 시(시작)와 말(마지막)을 따져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이미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다른데로 책임을 넘기지 않겠다"며 총대를 멜 각오를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외교부나 총리실에 책임을 떠넘길 경우 관료사회의 이반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책론이 나오고 있지만 국회 인사청문회 등도 쉽지 않은 문제다. 결국 초점은 김태효 대외전략기획관으로 맞춰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검찰에 출석한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 문제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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