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대권 경쟁 레이스가 본격화된 가운데, 문재인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지사, 손학규 상임고문의 '3강 구도'가 형성되는 양상이다.
프레시안과 윈지코리아컨설팅이 13일 실시한 여론조사는 민주당 전국 대의원 3599명을 대상으로 한데다가 응답율도 40.0%에 달해 상당히 유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인 지난 4일 <국가비전연구소>여론조사에 이어 이번에도 문재인-김두관-손학규의 3강 구도가 뚜렷이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선 문재인 고문이 26.9%, 김두관 지사가 24.3%, 손학규 고문이 23.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9일 전에 비해 문 고문은 2.5%포인트, 김 지사는 3.6%포인트, 손 고문은 0.3%포인트 상승했다. 정동영, 정세균 등 기타 주자들의 지지율이 상위 세 명에게 흡수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 중 상대적으로 김두관 지사가 더 많은 지지자들을 끌어 모았다.
문재인은 호남, 김두관은 충청, 손학규는 영남이 '구멍'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서는 세 후보 지지율(손 21.6%, 김 20.8%, 문 20.0%)이 엇비슷했으며 경기와 인천에서는 손 고문이 앞섰다. 수도권 전체로 보면 손 고문 26.1%, 문 고문 21.6%, 김 지사 19.7% % 순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의 대의원 경쟁력은 손 전 대표가 한 발 앞서 있는 상황이다.
광주ㆍ전남ㆍ전북 등 호남에서도 손 고문이 28.6%로 우위를 점했다. 이어 김 지사 22.7%, 문 의원 19.3% 순으로 나타났다. 부산울산경남 등 PK지역에서는 문 고문과(40.7%)과 김 지사(34.1%)가 손 고문을 (11.9%)를 크게 앞섰다. 시도별로 보면 부산은 문 고문(54.3%), 경남은 김 지사(52.2%), 울산은 문 고문(39.7%)이 각기 선두다.
대구경북 등 TK지역에서는 문 고문(38.2%)이 김 지사(33.9%)를 다소 앞서고 있다. 손 전 대표는 10.3%로 약세를 보였다.
대전충남충북세종 등 충청권에서는 문 고문이 38.3%로 앞서가는 가운데, 김 지사(22.8%)와 손 전 대표(22.8%)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제주에서는 김 지사가 44.3%로 크게 앞서가고 있고, 강원에서도 김 지사가 31.8%로 손 고문(29.1%)을 근소하게 앞섰다. 이 두 지역에서 문 의원(제주 18.0%, 강원 23.6%)이 고전하고 있는 형국이다.
손 고문은 수도권과 호남이라는 양대축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지지율 차가 크진 않아 전체 3위를 기록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윈지코리아컨설팅은 "2007년 민주당 대선경선처럼 이번 민주당 대선경선도 만약 '제주-울산-강원-충북' 순으로 지역별 순회경선이 치러진다면, 지역별 대의원들의 표심을 볼 때 김두관 지사가 경선 초반에 선두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다. 이번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도 이런 식으로 김한길 최고위원이 초반 우위를 점했었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문 고문은 호남이 가장 큰 약점이다. 문 고문의 강한 친노 색깔에 대한 거부감을 해소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김 지사의 관점에서 보자면 안희정 충남지사, 이해찬 대표(세종시)가 영향력이 큰 충청권 공략 방안이 필요하다. 손 고문은 영남권 공략이 시급한 과제다.
과반 이상이 "안철수 당에 안 들어오고 단일화해도 된다"
박근혜와 가장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이 누구냐는 질문에 김두관 지사(30.5%)를 꼽은 대의원들이 가장 많다는 점도 눈에 띈다. 문 고문은 27.9%였고 중도색채가 짙은 손 고문은20.8%에 그쳤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문 고문(35.9%)이라고 답한 대의원들이 가장 많았다. 김 지사는 24.8%, 손 전 대표는 19.9%의 응답을 얻었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은 "이른 바 '문재인 대세론'이 현재까지는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고 풀이했다.
안철수 원장과 연대 방안을 묻는 질문에 다수(51.1%)가 '민주당 경선 후 단일화 방식'을 선호한 점도 눈에 띈다. '민주당 입당 후 동시경선'을 치루는 방식은 42.3%가 선호했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은 이에 대해 "민주당 대의원들은 안철수 원장에 대해 '대선승리를 위해 민주당에 꼭 모셔 와야 할 사람으로 보기 보다는 이제는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라고 평했다.
안 원장이 당 바깥에서 지지율을 유지해주고, 최종적으로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하는 전략적 구도를 민주당 대의원들이 수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민주당 의원 상당수는 각각 문 고문, 김 지사, 손 고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지만 상당수는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한 수도권의 재선 의원은 "후보가 결정되면 나설까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의원 표심도 이렇게 삼자로 '정립'하고 있다. 이 판세를 먼저 깨고 치고 나가는 사람이 승기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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